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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윤성빈은 목이 턱 막혔다. 협의서라니. 둘 사이에 그런 게 아직 필요하단 말인가? 채시아가 도중에 마음을 바꾸고 나가지 않을까 걱정된 그는 마지못해 말했다. “일단 써 봐.” 마음에 안 들면 안 받아줄 생각이었다. 윤성빈은 옷을 갈아입고 차를 타고 곧장 장원으로 향했다.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채윤학이 침대에 누운 채 눈물 자국을 얼굴 가득 남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저씨, 드디어 오셨어요. 혹시 우리 아빠한테 제가 여기 잡혀 있다는 거 말했어요?” 아이를 데려왔는데 박지훈한테 말했을 리가 없다. 윤성빈은 짙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이쯤 됐으면 그 인간도 알 때 됐겠지.” 채윤학은 코끝이 빨개진 채, 짙은 눈동자에 눈물을 그렁그렁 담으며 말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절 데리러 안 오는 거예요? 집에 가고 싶어요... 아빠 보고 싶단 말이에요...” 윤성빈은 휴지 한 장을 집어 그에게 건넸다. “그만해. 그 인간은 널 버렸어.” “......” 채윤학은 순간 멍해졌다. ‘무슨 헛소리야. 지훈 아저씨가 날 버릴 리 없어. 아이를 겁주다니, 이 아저씨는 정말 못됐다.’ 억울함을 터뜨리는 듯, 채윤학은 울음을 터뜨리며 소리쳤다. “아저씨는 거짓말쟁이야! 아빠가 절 버릴 리 없어요! 아빠는 엄마랑 동생도 낳아줄 거라고 했단 말이에요! 나랑 놀라고요!” 그 말에 윤성빈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방 안의 공기까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박지훈이 시이랑 아이를 더 낳겠다고?” 채윤학은 그의 반응을 살피며 더욱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네. 아빠가 그랬어요. 남동생이랑 여동생, 잔뜩 낳아서 저랑 같이 놀아줄 거라고요!” 윤성빈은 말없이 아이를 바라보았다. ‘분명 엄마를 좋아하지도 않는다더니, 왜 저 말에 저렇게 기분이 나빠져?’ 채윤학은 속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역시, 바람둥이들은 자기가 못 갖는 건 남도 못 가지게 하려나 봐.’ “근데 말이지. 그렇다면, 네 엄마는 왜 다시 돌아왔을까?” 윤성빈은 아무 생각 없이 물었다. 이 아이가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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