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화
윤성빈은 임수아의 손을 살짝 떼어냈다.
“오빠, 정말 고마워요.”
임수아는 감격한 듯 말하며 고개를 돌려 채시아를 향해 의기양양하게 시선을 던졌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자신이 윤성빈과 결혼하려 했던 걸 후회했다.
결혼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하는 걸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었고 그는 대부분 들어줬으니까.
김예화의 생명을 구한 사람 행세를 자처한 것도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채시아는 그녀의 그 조그만 자만과 의도를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봤다.
청림 별장은 매우 넓고 방도 많았다. 임수아는 주저 없이 안방과 가장 가까운 방을 골랐는데 그 속내가 뻔히 읽혔다.
그녀가 짐을 정리하러 방으로 들어가자 채시아 역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자 거실에 앉아 있던 윤성빈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잠깐 와 봐.”
채시아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다가갔다.
“무슨 일이에요?”
윤성빈은 그녀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그는 결혼 초기에 채시아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청림 별장은 두 사람의 공간이며, 친구나 친척 외엔 어떤 여자도 들이지 않겠다고.
“화 안 나?”
임수아를 여기 머물게 한 건 정말로 그녀가 죽을까 봐 걱정된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채시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보고 싶어서였다.
그녀가 정말 아무렇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이미 약속했잖아요. 돈 다 갚고 나면 이혼하겠다고. 그런데 제가 왜 화를 내죠?”
그 말에 윤성빈의 목이 순간적으로 메어왔다.
“그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오늘 약속 있어서, 밤엔 안 들어올 거야.”
임수아는 몰랐다. 자신이 온갖 ‘불쌍한 척’을 하며 어렵사리 남아 있기로 했건만 정작 윤성빈은 외출을 택했다는 걸.
억울하고 허망한 기분이 밀려와 그녀는 결국 채시아의 방 앞까지 찾아와 문을 두드렸다.
채시아는 방금 막 악보 작업을 하던 참이었다. 정신을 붙잡고 있어야 쓸데없는 상념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시 들려온 방해에 오늘은 작곡을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나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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