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화

임수아는 전화를 끊자마자 다시 휴대폰을 들어 엄태수에게 조나연의 집 주소를 전송했다. 한편, 별장 안. 조나연은 멀찍이 숨겨두었던 작은 카메라를 꺼냈다. “시아야, 역시 넌 대단해. 임수아가 공개 사과 따위 안 할 거라는 거 미리 알고 이렇게 영상까지 찍어두자고 하다니.” 그러고는 휴대폰을 열어 방금 저장해둔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 속에는 임수아가 사과하며 표절 사실을 인정하는 모습부터 자신에게 돈과 인맥으로 회유하려 한 장면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채시아는 담담히 말했다. “걔는 내가 너무 잘 알아. 겉으로는 잘 굽히고 물러서는 척하지만 결국은 이익을 위해서일 뿐이야. 절대 마지막 순간까지 공개 사과 같은 짓은 안 하거든.” 조나연은 신이 나 방방 뛰며 말했다. “나 지금 당장 이 영상 올려버릴래!” 채시아는 얼른 그녀를 말렸다. “아직은 아니야. 지금 임수아는 여전히 인기 정점이야. 이 영상 당장 올려봤자 이미지 타격 조금 입고 끝날 수도 있어. 괜히 너만 역으로 보복당할 수 있고.” 조나연은 그녀가 뭘 우려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알겠어. 다 네 말대로 할게.” 채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 이야기하려던 찰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화면을 보니 발신자는 박지훈이었다. 이내 통화가 연결되자 낮게 울리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아야, 나 이제 곧 비행기 탄다. 오늘 밤 11시에 도착해.” “응.” 채시아는 문득 밤 11시에 공항에 나갈 수 있을지 고민되었다. 반면,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의 박지훈은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그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물었다. “내일 네 생일이지?” 채시아는 순간 멍해졌다. 자신의 생일을 거의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녀의 생일은 최익순에게 있어 불행의 날이었다. 도항시로 돌아온 뒤 부모와 함께 살면서 한 번도 생일을 제대로 보내본 적이 없었다. 나중에 윤성빈과 결혼하고 나서는 생일마다 늘 혼자였다. 그러다 보니 생일 자체를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응. 그렇네.”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