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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박지훈은 윤성빈 뒤에 있는 채시아를 한눈에 알아차리고 안도의 눈빛을 보낸 후 윤성빈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윤 대표님, 반갑습니다.” 생각 밖으로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이상하리만큼 신사적이었다. 윤성빈은 그와 악수하고 채시아를 보며 소개했다. “이쪽은 제 아내 채시아입니다.” 주권을 선포할 때 윤성빈은 채시아의 허리를 한 손에 거머쥐었다. 채시아는 그의 손을 떼려고 했다. 그러나 윤성빈은 더욱 힘을 주었고 채시아에게 긁혀 손등에서 피가 나더라도 절대 놓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태연자약했다. 박지훈은 이 모든 것을 묵묵히 바라보며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소개할 필요 없어요. 저와 시아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죽마고우이니 제가 윤 대표님보다 시아를 더 잘 알죠.” 시아... 아주 다정한 말투였다. 그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니. 윤성빈은 어두운 눈으로 채시아를 돌아보았다. “이런 죽마고우가 있다고 왜 그동안 얘기하지 않았어 여보?”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채시아는 자신의 허리뼈가 부러질 것 같았다. 그녀는 마음이 매우 씁쓸했다. 이럴 때만 그녀를 여보라고 불렀다. 결국 다른 남자에게 지고 싶어 하는 남자는 없었다. 여자 문제라도... “당신이 까먹었나 봐요.” 그녀는 조용히 대답했다. 예전의 윤성빈은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친구가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으니 당연히 박지훈을 몰랐다. “내가 지훈 씨와 업무적인 얘기를 마치면 이따가 두 사람 얘기 나눠.” “괜찮아요.” 채시아는 일부러 반대로 말하는 그의 의도를 알고 무의식적으로 거절했다. 그러나 윤성빈은 그녀에게 다가와 애써 다정한 척하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지금 안 만나면 앞으로도 나 몰래 만나지 마. 응?” 채시아는 차가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윤성빈은 그녀의 맑고 차가운 눈동자와 마주치자 가슴이 떨렸고 그는 재빨리 눈길을 돌렸다. 박지훈은 두 사람의 행동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불만과 분노를 꾹 참았다. 어쨌든 지금의 채시아는 확실히 윤성빈의 아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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