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허준의 말은 채시아가 지금 투정을 부려도 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계속 이러다 보면 윤성빈도 언젠가는 지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두 사람은 정말 희망이 없을 것이다.
채시아가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그의 말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비서님, 혹시 여자친구 있으세요? 아니면 결혼하셨나요?”
허준의 금테 안경에 비친 작고 긴 눈동자가 가늘게 떨렸다.
“약혼녀가 있습니다.”
약혼녀 이야기를 꺼내자 허준은 맥이 풀렸다.
두 사람은 소개팅으로 연애를 시작했지만 그 여자는 너무 유치해서 자주 화를 냈다.
허준이 일 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그녀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투정을 부렸다.
결혼을 장난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여자분은 비서님을 아주 많이 좋아하겠네요?”
허준은 그의 상사 윤성빈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차갑고 독설을 내뱉는 사람이었다.
그의 약혼녀가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와 결혼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좋아한다기보단 우린 서로 잘 맞아요.”
허준이 답했다.
“앞으로 계속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해요.”
채시아는 말을 마치고 고개를 숙여 자기 일을 처리했다.
허준은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대화를 끝마쳤다.
그가 대표 사무실에 나간 뒤 휴대폰을 손에 쥐니 마침 약혼녀로부터 메시지가 와 있었다.
[또 야근이야? 매번 야근이래. 그냥 회사와 결혼해. 나 너랑 안 만나.]
허준은 구레나룻 핏줄이 불끈 튀어나왔다.
“또 시작이네. 멋대로 해.”
‘결혼을 안 하면 안 하는 거지. 내가 결혼할 여자를 찾지 못하는 것도 아니잖아? 이렇게 유치한 사람인 줄 알았으면 애초에 연애하느라 시간 낭비하지도 않았어.’
...
윤성빈과 박지훈은 회의실에 갔다가 점심에야 나왔다.
두 사람 모두 내색하지 않아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아무도 몰랐다.
채시아는 박지훈이 걱정되었다.
국내에서는 윤성빈이 손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어 박지훈의 많은 프로젝트가 정체된 상황이었다.
박지훈은 나오자마자 그녀를 찾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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