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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찬란한 불꽃이 하늘 위에서 한순간 피어오르다 이내 사라졌다. 바로 옆에 있던 커플 중 여자가 남자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우리 영원히 함께하자.” 채시아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연애가 해보고 싶어졌다. 윤성빈을 좋아하게 된 이후, 그녀는 주변 사람들의 고백을 모두 거절했었다. 연애 한 번 해보지 않은 채 그와 결혼했고 지금까지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조차 모르고 살았다. 캄캄한 하늘을 올려다본 채시아의 눈가에 어느새 얇은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속삭이듯 말했다. “아빠, 나 후회돼요.” 윤성빈과 결혼한 걸,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을 그렇게까지 믿고 선택했던 걸, 이제 와서야 후회했다. 밤 8시 반, 불꽃놀이가 끝나고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그때 허준은 차를 몰고 오다, 강가에 홀로 서 있는 채시아를 발견했다. 그녀의 뒷모습엔 유난히 쓸쓸함이 묻어났다. 며칠 전, 약혼녀가 말했던 한마디가 떠올랐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아. 다른 여자 때문에 흔들리는 건 사랑이 아니야.” 그 순간, 허준은 어쩐지 이 여자가 조금 안쓰러웠다. 차를 도로 가장자리에 세운 뒤, 그는 문을 열고 내려와 채시아 곁에 섰다. “시아 씨, 제가 집까지 모셔다드릴게요.” 채시아는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리고 슬픔을 거둔 후 예의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해요.” 차에 오르자마자 허준은 히터 온도를 조금 더 높였다. 몇 년 전까진 외국에서 요양했기에 채시아의 건강은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말랐고 오늘처럼 찬바람이라도 맞으면 얼굴빛이 쉽게 창백해졌다. 허준은 백미러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임수아 씨가 오늘 밤 어떤 광팬한테 공격당할 뻔했어요. 지금 병원에서 응급 수술 중인데 대표님을 뵙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광팬이라니. 채시아는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윤성빈이 마음만 먹으면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괭팬이라니. 말도 안 됐다. 게다가 임수아 성격을 생각하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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