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화

“걱정 마, 모든 건 내가 감당할게.” 박지훈이 담담히 말했다. 허인우는 그가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더 이상 뭐라 할 수 없었다. 대신 화제를 돌리듯 말했다. “야, 가십거리 하나 알려줄까? 윤성빈 그 자식 애인 다쳤대. 근데 진짜 신기하지 않냐? 사업 수완은 그렇게 뛰어난 놈이 사람 보는 눈은 왜 그렇게 없냐? 하필이면 그런 싸구려를 골라?” 박지훈의 얼굴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관심 없어.” 허인우는 그제야 자기가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윤성빈은 임수아만 고른 게 아니라 박지훈이 가장 아끼는 여자를 아내로 만들었으니까. 그는 급히 말을 돌렸다. “넌 언제 돌아갈 거야?” 박지훈은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눈빛으로 대답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허인우는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씨 집안 형제들이 박지훈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계속 이곳에 머무르면 만에 하나 가문의 상속권이 다른 형제에게 넘어가게 될 수도 있으니까. 한편, 병원. 임수아는 병상에 힘없이 누워 있었고 목에는 붕대가 여러 겹 감겨 있었으며 창백한 얼굴에는 핏기 하나 없었다. “오빠, 나 너무 무서웠어요.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하지만 윤성빈은 아무런 위로도 하지 않았고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물었다. “조사 결과 나왔어?” “예, 임수아 씨 집에 들어간 건 그분의 팬으로 확인됐고 그 뒤에 들어간 남자들은 박지훈 쪽 사람들이었습니다.” 사실 경호원조차도 몰랐다. 임수아의 팬이 예전에 채시아를 차로 친 사람이었다는 걸 전혀 연결 짓지 못했기에 그쪽은 아예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임수아는 그 이야기를 듣고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박지훈 쪽 사람이었다면 설마...” 말끝을 흐리던 그녀는 급히 화제를 돌렸다. “아니에요. 시아가 그런 짓을 할 리 없어요. 나는 걔한테 아무 짓도 안 했는걸요. 나를 해칠 이유가 없잖아요...” 사실 그녀도 적잖이 놀랐다. 엄태수를 데려간 사람이 박지훈 측이란 건 전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