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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저게 어딜 봐서 충고인가. 가르치려는 거지. 윤성빈의 가족부터 비서 허준, 저택 도우미까지 채시아에게 가르치려 들었고, 채시아는 웃는 얼굴로 감지덕지하며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더 이상 억울하게 당하고만 살기 싫었다. 채시아는 양옆으로 늘어진 두 손을 꽉 쥐며 싸늘한 눈빛으로 허준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이 화난 게 나랑 무슨 상관이죠? 더 할 말 없으면 이만 가세요.” 그녀의 차가운 시선에 허준은 흠칫했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채시아가 문을 닫아버린 뒤였다. 허준이 이런 문전박대를 당한 건 처음이었다. 몇 년 동안 무시하는 사람은 줄곧 그였는데 왜 지금 상황이 달라진 걸까. 정말 그녀가 이젠 더 이상 윤성빈에게 잘 보이려 하지 않는 걸까? ... 채시아는 허준이 돌아가서 윤성빈에게 일러바칠 걸 예상했다. 그녀는 피곤한 듯 소파에 앉아 윤성빈의 질책을 기다렸다. 그녀의 생각대로 허준은 돌아가서 윤성빈에게 그곳에서 있었던 일을 한껏 부풀려 얘기했다. 세찬 바람에 창문이 덜컹거렸다. 채시아는 초여름인데도 추위를 느끼며 소파에 웅크리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초인종이 울리고 뒤늦게 소리를 들은 그녀는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문 앞에 누가 서 있는지 굳이 쳐다볼 필요도 없었다. 건장한 남자 앞에서 그녀가 유난히 더 가냘파 보였다. 채시아는 고개를 들어 윤성빈의 우물처럼 깊고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허 비서님이 말했어요?” 윤성빈은 싸늘한 얼굴로 채시아 앞에 사진 더미를 던졌다. “그래도 자존심은 지켜주려고 했는데.” 멈칫하던 채시아가 고개를 숙이니 그녀와 박지훈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보였다. 일부러 애매한 각도에서 찍은 것 말고는 아무 문제가 없는 사진이었다.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윤성빈이 덧붙였다. “다 오해인 줄 알았어. 네가 순진한 여자인 줄 알았어. 다시 시작하려고 했는데...” 그럴 줄 알았다라... 채시아는 귓가에 이명이 들리며 씁쓸함이 밀려오는 것을 참으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실망시켜서 미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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