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화
두 사람은 천천히 걸어서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채시아는 누군가가 뒤를 밟고 있고, 그 정보가 윤성빈에게 전해질 거란 걸 알면서도 개의치 않았다.
그녀와 박지훈 사이에는 숨길 게 없었고 떳떳했기 때문이다.
한편, 윤성빈은 이미 뒤를 쫓는 이에게서 보내온 사진을 받아보고 있었다.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고 그의 눈빛엔 억눌린 분노가 번지고 있었다.
“결국 데이트였던 건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속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조차 설명할 수 없었다.
그때 전화가 걸려왔는데 발신자는 김예화였다.
그녀는 울먹이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성빈아, LA에서 연락 왔어. 그 애, 곧 깨어날 수 있대.”
윤성빈은 핸드폰을 더욱 세게 움켜쥐며 짧게 답했다.
“알겠어요.”
그는 전화를 끊고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식당 안, 정성껏 차려진 음식이 테이블에 가득했지만 채시아는 젓가락질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속이 울렁거렸고 입맛이 사라졌다. 그게 윤성빈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아이가 생긴 건지 그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이곳 병원에 가는 건 위험했고 임신 테스트기를 사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결국 출국한 뒤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성준에 대해 알아봤는데, 윤성빈의 쌍둥이 동생이더라. 근데 정보가 거의 없어.”
박지훈이 말했다.
“그게 다야? 지금 어디 있는지는?”
그는 고개를 저었다.
“단기간엔 알아내기 힘들 것 같아. 윤씨 가문이 철저히 숨기고 있어.”
윤성준에 대한 정보 통제는 과거 채시아의 신분을 감췄던 것보다도 더 완벽했다.
“근데 왜 갑자기 그 사람을 알아보라고 한 거야?”
채시아는 젓가락을 세게 쥐며 낮게 말했다.
“내가 뭔가 잘못 짚은 것 같아서.”
박지훈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곧 말을 덧붙였다.
“별일 아냐. 어차피 곧 떠날 거니까 더 알아볼 필요 없어.”
그녀가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넘길수록 박지훈은 윤성준이 채시아에게 결코 단순한 존재가 아니란 확신이 들었다.
채시아는 곧 분위기를 바꿨다. 채윤학을 최근에 만났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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