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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윤성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세상 어떤 것도 손에 넣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채시아 역시 더는 묻지 않았다. 따뜻한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사방을 둘러보자 익숙한 풍경 속에서 남는 건 오래된 그리움뿐이었다. “여기 마음에 든다면 앞으로 우리 이 집에서 살자.” 윤성빈이 말했다. 채시아는 그 말이 오해라는 걸 알았다. 엄마에게 미움받으며 자란 아이에게 이 집은 결코 따뜻한 장소가 아니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늘 집에 없었다. 그가 떠난 집에서 엄마와 동생이 웃으며 밥을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채시아는 늘 그 자리에 끼지 못하는 손님 같았다. “난 여기서 살고 싶지 않아요.” 짧은 침묵이 흘렀다. 채시아는 고개를 돌려 윤성빈을 바라보았다. “그 집, 임수아한테 돌려줘요. 우리 사이는 깔끔하게 끝내는 게 좋을 거예요.” 이틀 전, 조나연은 이미 이혼 소장을 법원에 제출했으니 머지않아 윤성빈도 알게 될 것이다. 채시아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나연이 보러 가야 하니까 먼저 일어날게요.” 그녀는 윤성빈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외투를 걸쳐 문을 열고 나갔다. 문밖의 공기는 뼛속을 파고드는 겨울 그 자체였다. 윤성빈은 붙잡지 않았다. 다만 사람을 붙여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게 하라고만 당부했다. ... 채시아는 애초에 도망칠 생각조차 없었다. 그저 윤성빈과의 싸움을 준비할 뿐이었다. 차를 타고 조나연의 주택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서류 더미 속에서 바쁘게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채시아 역시 해외에서 자신의 치료 기록과 입원 서류를 모두 공수해왔다. “법원 쪽은 통과됐어?” 채시아가 물었다. “응, 방금 승인 났어. 오늘 밤쯤이면 윤성빈이 통지서 받을 거야.” 조나연이 대답했다. “그럼 오늘은 집에 안 돌아갈래.” 채시아는 그녀가 건네준 담요를 무릎에 덮으며 낮게 중얼렀다. 조나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물었다. “오늘 밤 안 돌아가면 윤성빈, 화내지 않을까?” “차라리 잘됐어. 녹음 장치 있지?” 그제야 조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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