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화
윤성빈과 채시아의 이혼 소송은 ‘세기의 재판’이라 불릴 만큼 온라인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각종 언론사 기자들이 법원 앞을 에워싸고 단독 보도를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재판이 시작되자 조나연은 마음을 가다듬고 채시아 측에서 준비한 자료를 법정에 제출했다.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윤성빈에게 질문을 던졌다.
“윤성빈 씨. 제 의뢰인은 당신과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그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부부관계를 맺은 적이 없죠?”
윤성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가 짧게 대답했다.
“네.”
“결혼 후, 당신은 제 의뢰인에게 고의적인 냉대와 감정적 학대를 지속해왔죠?”
윤성빈의 시선이 조용히 채시아를 향했다. 그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네.”
“이건 과거 사진입니다. 당신의 첫사랑 임수아 씨가 돌아온 뒤, 매일같이 밤늦게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았죠?”
조나연은 윤성빈과 임수아가 함께 바에 있는 사진들을 꺼내 보였다.
그녀는 이번 재판을 위해 철저히 준비해왔다. 상대가 강재학이라 해도 절대로 친구가 지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정확히 윤성빈이 밤을 임수아와 함께 보냈는지는 확신할 수 없기에 외박이라는 단어만 사용했지만, 배석한 배심원들은 자연스럽게 첫사랑과의 불륜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윤성빈은 단 한순간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맞습니다.”
조나연은 잠시 놀랐지만 곧 이어 질문을 이어갔다.
“제 의뢰인과 당신의 결혼은 애초에 사업적 목적의 정략결혼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의뢰인의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당신이 기대하던 재산을 받지 못하게 되자 분노했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채시아 씨를 학대했죠. 뿐만 아니라 성신 기업을 비밀리에 압박하고 그룹을 인수하며 보복에 나선 것도 사실입니까?”
“네.”
윤성빈은 시선을 한 번도 채시아에게서 거두지 않았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 모든 행동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채시아 어머니와 동생이 저지른 잘못을 그녀에게 덮어씌운 자신이 비겁했음을.
“윤성빈 씨. 제 의뢰인과 당신은 벌써 5년 넘게 별거 중이죠?”
그 순간, 윤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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