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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채시아는 억지로 마음을 다잡았다. 멀리서 보이는 건 차례로 넘겨지는 사진들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모습까지는 선명히 볼 수 없었다. 강재학이 그중 몇 장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사진 속에는 과거, 임신을 위해 윤성빈을 유혹하던 자신의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머릿속이 ‘쿵’ 하고 울렸고 축 늘어진 손이 본능적으로 움켜쥐어졌다. 설마, 이런 식으로 이 일이 다시 발목을 잡을 줄이야. 더구나 윤성빈이 이런 사진들을 갖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조나연이 조용히 괜찮다는 눈빛을 보냈다. 이 사진들은 기껏해야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이 있었다는 정도의 증거일 뿐이다. 그리고 법적으로 이혼 사유를 인정받으려면 또 하나의 조건이 필요했다. 바로 가정 폭력이었다. 윤성빈이 저질러온 냉대와 무관심은 그 항목에 충분히 해당될 수 있었다. “재판장님.” 강재학이 입을 열었는데 그의 목소리는 침착하고 차갑기까지 했다. “상대 측 변호인은 제 의뢰인이 정서적 폭력을 가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묻겠습니다. 정서적 폭력의 기준은 대체 무엇입니까? 법적으로, 혹은 의학적으로 명확히 규정할 수 있습니까?” 그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 조나연을 바라봤다. 그 눈빛은 한없이 낯설었고 살얼음처럼 냉담했다. 조나연은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고 강재학은 한 걸음 다가섰다. “조 변호사님, 혹시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를 확보하셨습니까?” 그가 너무 가까이 다가오자, 조나연의 숨소리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중증 우울증, 그게 최고의 증거 아닌가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답했다. 강재학은 눈을 내리깔았다가 곧 담담히 말을 이었다. “제가 알기로 우울증의 발병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가족력. 둘째, 질병과 건강 문제. 셋째, 약물과 알코올. 넷째, 개인의 성향. 그리고 마지막 다섯째가 사회적, 외부적 요인입니다.” 그의 말이 법정을 서늘하게 스쳤다. “조 변호사님. 당신은 어떻게 확신합니까? 당신 의뢰인의 우울증이 제 의뢰인 때문이라고.” 잠시 정적이 흘렀고 강재학은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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