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화
김예화는 병실을 뛰쳐나갔다.
채시아도 서둘러 뒤따랐지만 2층 중환자실 입구에 닿기도 전에 보디가드에게 막혔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지시로, 사모님 외엔 2층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채시아는 그 자리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조용히 병실로 돌아와 들려올 소식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해요. 제발 눈만은...’
그건 사랑해서가 아니었다. 그저 더 이상 빚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보디가드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채시아 씨, 사모님께서 모시라고 하셨어요.”
채시아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2층으로 향했다.
조나연이 말했던 대로 이곳의 경비는 삼엄했다. 의료진과 김예화 외에는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보디가드가 먼저 문을 열며 말했다.
“사모님, 채시아 씨가 도착했습니다.”
“들여보내.”
김예화가 천천히 병실 문 앞까지 나섰다. 그녀는 충혈된 눈으로 채시아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성빈이가 널 보고 싶어 해.”
채시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곧바로 병상에 누워 있는 윤성빈을 바라보았다.
순간, 머리와 눈 주위를 하얀 붕대와 거즈로 감싼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주변에는 온갖 의료 장비들이 꽂혀 있었고 붕대에 가려진 얼굴은 온전히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채시아의 눈동자가 떨리듯 고정됐다. 머릿속엔 저절로 피범벅이 된 채 병상에 누워 있던 아버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교통사고 이후, 피투성이로 누워 있던 그날 밤 무기력하고 위태로웠던 모습이 겹쳐졌다.
그녀는 차마 다가갈 수 없었다. 윤성빈과 몇 미터 떨어진 자리에서 멈춰 선 채,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목이 메어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일까. 침대 위의 남자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붉게 마른 입술이 아주 작게, 그러나 분명히 열렸다.
“시아야.”
채시아는 숨을 고르고 무겁게 발을 옮겼다.
“나예요.”
그녀의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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