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알겠습니다.] 윤성빈이 간단한 답장을 보냈다. 임수아는 드디어 계약서를 놓은 윤성빈을 보곤 호기심을 참지 못해 물었다. “혹시 어머님께서 재촉하는 거야?” 윤성빈은 그 질문이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대답했다. “아니야.” 임수아는 그가 무슨 일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했지만 질문을 하려던 순간, 윤성빈의 시선이 창밖을 향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시각, 차는 금월 식당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금빛이 반짝이는 식당 입구에서 어린아이와 여자가 차에서 내렸다. 윤성빈은 본능적으로 어린아이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아이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 느낌을 줬다. 그 두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윤성빈이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차 세워요.” 임수아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그래?” 윤성빈은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고 차 문을 열더니 곧장 내렸다. 금월 식당, 조나연은 채하진을 데리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화장실이 급해져서 채시아에게 내려오라고 전화를 했다. 채시아가 막 문을 열고 나서는 찰나, 그녀는 정장 차림인 윤성빈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이 발견했다. 이내 손바닥에서 식은땀이 흘러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하고 떠나려 했지만 윤성빈이 먼저 말을 걸었다. “참 우연한 만남이네.” 더 이상 채시아는 피할 길이 없음을 느껴 조나연과 채하진이 오지 않기를 기도하며 대답했다. “윤 대표님도 식사하시러 오셨어요?” “전 일이 있어서 그럼 이만.” 말을 마친 채시아가 돌아서려는 순간, 조나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진아.” 아들의 이름을 들은 채시아는 심장이 덜컹했다. 왜냐하면 윤성빈은 등을 돌리고 있어 조나연과 채하진은 계단을 올라가면서도 윤성빈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친구인 채시아에게 말을 걸었다. 윤성빈은 조나연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채하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그 맑고 깊은 검은 눈동자는 윤성빈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 그 순간, 주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