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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임수아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방금까지 방 안을 맴돌던 은은한 분위기가 사라져 버렸다. 윤성빈은 또다시 채시아에게 다가갔고 그녀는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런 채시아의 행동에 윤성빈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릿한 느낌이 들었다. 예전엔 항상 채시아가 먼저 자신에게 다가왔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달라져 있었으니까 말이다. “대표님, 도대체 저와 어떤 업무 얘기를 나누고 싶으신 건가요?” 변덕스러운 윤성빈을 마주하자 또 지난번 실패했던 경험을 떠올린 채시아는 일을 천천히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윤성빈은 채시아를 바라보며 그녀가 자신에게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선 활동 좋아한다고 했지? 내일 또 회사로 와. 갈 곳이 있어.” 채시아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인 뒤, 뒤돌아서서 떠났다. 문을 열고 나가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임수아가 한눈에 들어왔다. 임수아 또한 채시아를 보자마자 곧바로 그녀 앞을 가로막았는데 눈빛엔 걱정이 가득했다. “진짜 살아 있었네요. 정말 다행이에요.” “저희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채시아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음... 죄송하지만 누구시죠?” 임수아는 깜짝 놀란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를 기억하지 못하는 거예요?” 채시아는 굳이 그녀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저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래서 딱히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네요.” 말을 마친 채시아는 하이힐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임수아는 제자리에 남아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 후, 임수아는 윤성빈의 사무실로 다시 들어갔다. “무슨 일이야?” 윤성빈은 고개를 들지도 않고 임수아에게 먼저 물었다. “오늘 뉴스에 대해 설명하려고 왔어. 난 내가 사진 찍힌 줄도 몰랐는데 기자들이 그걸 기사로 올렸더라고...” 오늘 아침, 비서는 윤성빈에게 새로 뜬 뉴스에 대한 소식을 전했는데 윤성빈이 임수아를 본가에 데려가 부모님과 만났다고 하며 두 사람이 결혼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윤성빈은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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