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신도영은 오늘 저녁 식사를 할 기분이 아니었다. 신창길은 그가 오늘 아침의 행동을 알고는 특별히 그를 이 레스토랑으로 불러 만찬에 참석하게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가문의 여성들을 만나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역시나 그가 홀에 도착하자마자 신창길은 그를 구석으로 불러냈다. “여긴 윤씨 가문의 연회야. 또 망칠 셈이야?” 신창길은 정말 신도영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신도영은 어쩔 수 없이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그의 주변은 차가운 기운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마치 누구라도 접근하면 죽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신도영은 마스크를 쓴 작은 아이가 계속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윤씨 가문 연회의 주인공들도 모두 참석했다. 그 자리에는 임수아도 함께였다. 그녀도 신도영을 알아보았지만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신도영이 아니라 신창길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사실 신창길이 그녀에게 한 말이 없었다면 신도영이 그녀에게 집착하던 시절에 그녀는 이미 신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임수아는 아직도 신창길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도영이가 누구와 사귀든 상관없지만 우리 신씨 가문의 며느리는 너 같은 신분의 여자가 될 수 없어! 네가 부끄러움도 모르고 도영이를 유혹해 시집온다면 나는 걔가 과부가 되는 것도 괜찮아.” ‘과부...’ 임수아는 잔인한 신창길이라면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채하진은 기회를 엿보던 중 자신의 쓰레기 아버지네 가족과 아버지가 좋아하는 여자까지 모두 이곳에 있는 걸 발견했다. 그는 눈썹을 찌푸렸다. 오늘은 엄마의 복수를 위해 너무 다급하게 온 탓에 신도영이 이곳에 온다는 정보만 확인했다. 하지만 이 연회가 윤씨 가문이 주최한 건 몰랐다. 하지만 왔으니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윤성빈이 오기 전에 채하진은 테이블에서 와인 한 잔을 가져와 신도영에게 다가갔다. “아저씨,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네요. 와인 한 잔 드세요.” 신도영은 누가 감히 자신에게 접근하나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