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왜?” 조나연은 의아해했다. “이 곡은 저작권 등록을 안 했어. 게다가 임수아가 약간 편곡을 했기 때문에 법정에서 표절이라고 입증하기 어려워. 그리고 임수아 뒤에 윤성빈이 있는 걸 잊었어? 윤성빈은 임수아가 패소하도록 두지 않을 거야.” 지난 몇 년간 임수아는 무소불위로 활동해 왔다. 그녀를 고소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모두 패소했다. 선명 그룹의 전체 법무팀이 임수아를 위해 움직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건 국제 소송이 될 테니 더 어려웠다. “그럼 그냥 놔둘 거야?” 채시아는 발코니로 나가 끝없이 펼쳐진 경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놔두는 게 아니야!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해 단번에 제압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지.” 그녀는 절대 억울함을 참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무모하게 덤비면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조나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어. 일단 증거 수집부터 해볼게.” “고마워. 또 민폐를 끼치게 되네.” “괜찮아, 나도 오랜만에 소송 해보려니 재밌는 것 같아.” 조나연은 웃으며 말했지만 이런 일을 당한 채시아의 기분이 얼마나 나쁠지 잘 알았다. 고생하며 만든 작품이 그대로 도둑맞은 셈이었다. 채하진은 조나연이 전화를 끝내기를 기다리다가 문을 두드렸다. “나연 이모, 엄마 노래를 누가 훔쳐 갔다면서요?” 조나연은 아이가 이렇게 일찍 깨어 있을 줄 몰랐다. 그녀는 아이에게 숨기지 않았다. “그래, 그 얼굴에 철판 깐 일류 스타 임수아란 사람! 그 여우 같은 계집애. 상간녀 때문에 너희 엄마와 그...” 조나연은 흥분한 나머지 윤성빈이 채하진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할 뻔했다. 채하진이 말을 가로챘다. “나연 이모, 엄마가 안 좋은 말은 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게다가 전 아이라서 상간녀가 뭔지도 모르는데...” ‘네가 모를 리가 없잖아?’ 채하진은 밖으로 나가며 작은 가방을 메고 조나연에게 어른처럼 말했다. “나연 이모, 큰일을 이루려면 침착해야 해요.” ‘너 모른다며? 알 건 다 아는구나.’ “넌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