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채시아는 어쩔 수 없이 윤성빈의 옆에 누워있었다. 그녀는 하루 종일 일하느라 힘들었는지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따스한 햇살이 윤성빈의 얼굴에 내려앉았다. 그동안 이렇게 푹 자본 적이 없었던 그는 단잠에서 깨어났다.
윤성빈은 품 안에서 자는 채시아를 발견하고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추워서 몸을 웅크리고 있는 그녀한테 옷을 덮어주려고 했다.
이때 채시아가 갑자기 두 눈을 뜨더니 윤성빈을 바라보면서 나지막이 불렀다.
“성빈 씨...”
채시아는 이 상황이 꿈이 아닌 것을 깨닫고는 그대로 소파에서 굴러떨어졌다. 윤성빈은 재빨리 그녀를 일으켜 세우면서 물었다.
“아까 나한테 뭐라고 했어?”
“뭐라고요? 무슨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채시아가 시치미를 떼자 윤성빈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채시아, 기억력이 나빠서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래?”
윤성빈의 눈빛은 조금 전에 채시아를 쳐다보던 눈빛과 사뭇 달랐다.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이 남자는 어느새 차가운 표정을 하고 서 있었다.
채시아는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그녀가 대학에 다닐 때 윤성빈은 선명 그룹에 들어갔고 점점 차갑게 변해갔다.
더 이상 다정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지도 않았고 채시아가 무슨 일을 당하든 위로해 주지 않았다.
채시아는 일이 고되고 회사에 적응하느라 힘들어서 무심해진 줄 알았다. 하지만 윤성빈은 어릴 적부터 이런 사람이었다.
채시아는 그동안 착각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윤 대표님, 어제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으니 이걸로 된 것 같네요. 일찍 들어가 보세요.”
채시아의 말에 윤성빈이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나를 집에서 내쫓는 거야?”
그의 표정이 삽시에 어두워졌다.
“내 말에 대답해!”
윤성빈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채시아가 미웠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게 아니라 출근 시간이 다 되어가서 그래요. 저는 오늘 연차를 냈거든요.”
윤성빈은 씩씩거리며 그 집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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