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예전이었다면 서강준은 아마 아주 조금이라도 연민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혐오와 짜증만이 남아 있었다.
서강준은 주저 없이 한미주의 손가락을 억지로 떼어내더니 몸을 돌려 그녀의 목을 움켜쥐고 그대로 밖으로 내던졌다.
“한미주, 내가 너무 봐줬더니 이제는 이렇게까지 기어오르는 거야?”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눈빛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고 그 안에는 위험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나... 나는 아니야.”
한미주는 심장이 쿵 내려앉으며 반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바닥에 두 손을 짚고 간신히 몸을 일으키려 했다. 공포에 휩싸인 본능이, 이곳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서강준은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눈빛 하나만 보냈다. 그 짧은 신호만으로 경호원은 단숨에 그녀를 제압해 바닥에 눌러버렸다.
그는 허리를 굽혀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손아귀의 힘은 살을 파고들었고 턱뼈가 부서질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한미주, 내가 이미 기회를 줬잖아. 떠나라고 했을 때 나갔어야지. 그럼 네 뜻대로 해줄게. 마침 네가 지안을 괴롭힌 대로 똑같이 돌려받으면 되겠어.”
그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손을 거두었다.
이어 경호원이 건넨 소독 물티슈로 손끝을 닦으며 마치 더러운 것을 만진 사람처럼 혐오스러운 표정이었다.
서강준이 경호원에게 다시 짧은 눈짓을 보냈다. 경호원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미주를 질질 끌고 다른 쪽으로 향했다.
그녀는 몸부림치며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강준아, 이러면 안 돼! 나는 임지안을 괴롭힌 적 없어! 나는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 당신이 시켜서 했을 뿐이야, 시키는 대로만 했다고! 제발, 나 좀 살려줘. 한 번만 봐줘.”
그녀의 애원이 끝나기도 전에 서강준의 입가가 비틀렸다. 냉소가 섞인 웃음이었다.
“하, 한미주. 네가 한 일을 내가 몰랐을 거라 생각했어?”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서강준이 말을 이어갔다.
“내 사람들에게 다 전해 들었어. 그날 클럽에서 일부러 계단에서 떨어져 임지안을 모함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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