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5장
강아영은 몸이 굳어 입을 뻐금거렸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조금 익숙한 것 같기도 하고...”
서지훈은 나지막하게 읊조렸지만 목소리가 싸늘했다. 저를 달이라고 부를 때는 분명 달콤하고 다정했었는데 말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던 게 이것 때문이었어?’
강아영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서지훈을 바라봤다. 그는 분명 가까운 곳에 앉아 있었지만 눈물이 앞을 가려 제대로 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신지한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형, 형수는 이분이야.”
서지훈은 진지한 얼굴로 한참을 생각했다.
“그럴 리 없어!”
서지훈의 목소리는 낮고 확신에 차 있었다. 그는 시선을 강아영에게 돌리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난 저 여자 몰라.”
강아영은 그 순간 어찌할 바를 모라 눈물 맺힌 눈으로 제 오빠를 바라봤다.
어릴 때부터 동생이 우는 걸 가장 마음 아파하던 강서준은 강아영을 반쯤 안은 채 문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제야 강아영은 강서준의 어깨에 기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너무 막막했다.
“서지훈을 찾았을 때 머리를 다쳐 얼굴이 피범벅이 됐어. 깨어났을 때 아직 자기 달을 찾지 못했다고 했어.”
그 말을 듣자 강아영은 더 심하게 울기 시작했다.
분명 다 지나갔다고 말했었는데 왜 아직도 과거에 집착하고 보상해 주려 하는 건지.
강아영한테 이제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가 돌아와서 맨 처음 한 일은 서지훈더러 앞을 내다보라고 말한 거였다.
그런데 이게 뭔가?
강서준도 강아영을 위로할 수 없었다. 처음에 서지훈을 찾았을 때 사흘이나 혼미했다가 깨어난 그는 낯선 눈으로 강서준을 바라봤었다. 그때 강서준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검사를 해 봤더니 서지훈은 머리가 충격을 받아 피가 고이면서 많은 기억을 잃었다.
그때만 해도 조민재는 자기도 단기 기억상실증이었는데 고작 하루 만에 기억이 돌아온 적 있다고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
때문에 그들은 이 사실을 강아영에게 비밀로 하고 서지훈이 다 나으면 말해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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