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9장
강아영은 힐끗 쳐다보고선 입을 열었다.
“맞는 것 같은데? 아줌마가 우리한테 짜준 머플러랑 똑같잖아. 이게 왜 여기에 있지?”
장서우는 혼란스러웠다. 그 머플러는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옷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놓여 있었다.
“10년 넘지 않았어?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강아영은 궁금함을 참지 못했다.
“설마... 그때부터 널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장서우는 고개를 들어 멍하니 강아영을 바라봤다.
“모르겠어.”
평범한 머플러 하나를 지금껏 기억하고 있을 리가 없다.
다만 왜 소승원의 옷장에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지난 몇 년간 그를 조금이라도 신경 썼다면, 한 번이라도 옷을 챙겨주거나 짐을 싸줬다면 얼마든지 이 머플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오랜 시간 동안 장서우는 단 한 번도 그러지 못했다.
후회가 밀려온 듯 눈물이 차올랐고 한참이나 생각에 잠긴 장서우는 문득 뭔가가 떠올랐다.
“우리 예전에 화국으로 서준 오빠 보러 간 적이 있었잖아. 기억해? 그때 내가 노숙자한테 이 머플러를 줬거든. 추울까 봐 우리 외투도 하나 사서 챙겨줬잖아.”
강아영도 이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그들은 가족과 함께 경원시로 강서준을 만나러 갔다.
날씨는 영하였고 우연히 얼굴이 피투성이 된 한국인이 입술이 하얗게 질린 채로 벽에 웅크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일가족은 측은한 마음이 들었고 장서우는 얼른 머플러를 벗어 노숙자에게 건넸다.
강아영도 재빨리 외투 하나를 사왔고 아빠한테서 받은 돈을 주머니에 넣어 노숙자에게 건넸다.
무슨 이유로 길가에 앉아 있는지 몰랐지만 그들의 따뜻함과 배려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길 바랐다.
사기꾼이라도 상관없었다. 비록 돈은 잃었지만 진짜 어려움에 빠진 사람이 아니라는 게 더 다행이니까.
“설마 그 사람이... 승원 씨였나?”
강아영이 물었다.
십여 년 전일이라 그 노숙자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소승원이 어떻게 노숙자일 수 있겠는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던 장서우는 옷장 앞에 서서 한참이나 머플러를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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