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5장
뜨거운 물에 맞으니 유이는 순간 온몸에 긴장이 풀렸다.
그녀는 샤워기 밑에 서서 고개를 들고 무언가를 기억해 내려고 노력했다.
욕실 문이 열리자 소스라치게 놀란 그녀는 고개를 돌려 물안개를 뚫고 입구에 서 있는 남자를 보았다.
큰 키에 훤칠한 몸을 가진 남자는 밝은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는데 그 분위기는 신사적이고 우아했다. 오똑한 콧날과 그윽함이 담긴 눈빛은 뚜렷한 그의 이목구비를 한층 더 부각했다.
상황 파악이 늦어졌던 유이는 한참이 지나서야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돌렸다.
문이 닫히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뒤돌았을 때 남자는 코앞까지 다가왔고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욕실 안은 물안개로 가득했기에 그의 비싼 정장도 곧바로 습기에 젖어버렸다.
유이의 얼굴을 빨갛게 달아올랐고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듯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러다가 차가운 벽에 닿으려 할 때 큰 손이 나타나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고개를 들자 남자의 잘생긴 얼굴이 보였고 그의 입술을 욕실 안의 뜨거운 증기와 함께 그녀의 입술 위로 떨어졌다.
유이는 물이 너무 뜨거워 몸을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남자는 도발하는 듯 손가락으로 그녀의 아랫입술을 꼬집었다.
생각보다 짜릿한 느낌에 유이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저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왔고 남자에게 몸을 맡기는 듯 긴장을 풀고 고개를 들었다.
소승원의 눈에 비친 그녀는 정말 너무 풋풋하고 미숙했다.
남자는 순진함에 넘어간다는 말이 있듯이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의 반응은 더욱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소승원은 여자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다. 모델부터 배우까지 만나본 여자는 수없이 많았고 장서우는 그들에 비하면 풋풋한 것 외에 내세울 것 하나 없이 평범했다.
장서우는 금방 피어난 가다니아 꽃 한 송이 같은 존재였다. 평범한 종류, 평범한 색상. 모든 것이 일반적이고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그 꽃은 조용히 향기를 풍기며 소승원을 매료시켰고 평범함 속에 감춰진 독특함이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결코 떳떳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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