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문씨 집안 후계자의 생일파티는 정말 호화롭기 그지없었다.
정원은 중세시대풍으로 인테리어를 다시 했고 중앙에 걸린 샹들리에는 어느 때보다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으며 손님들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클래식을 감상하며 샴페인 잔을 들고 이동하고 있었다.
베일에 싸였던 문씨 집안 후계자의 얼굴을 보기 위해 성북에서 난다긴다하는 집안사람들은 전부 이곳에 모여있었다.
그 시각, 문재하는 2층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며 정원 입구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유 적적하게 걸어들어오는 고이성을 보자마자 그는 부리나케 아래로 달려갔다.
“마음의 준비하는 게 좋을 거야.”
고이성이 충고를 하며 건넨 태블릿을 받아든 문재하는 다급히 그날의 영상을 재생했다.
화면이 흐릿하긴 했지만 3년 전 그날, 그 장소가 확실했다.
자선 바자회 파티가 열리던 가든 구석에서 여자 하나가 까치발을 든 채 새 둥지를 조심스럽게 받쳐 들고 있었다.
따스한 햇살이 비쳐들자 청초한 그녀가 마치 요정 같아 보이기까지 했다.
문재하가 숨까지 참은 채 영상을 본 지 1분쯤 되었을까, 마침내 그 여자가 고개를 돌렸다.
황금빛 햇살이 한쪽 볼을 비춰왔고 이마에는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붙어있는 그 모습은 지금의 화려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여름날의 계곡처럼 깨끗하기 그지없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그 얼굴에는 점이 하나 찍혀있었는데, 그녀는 역시나 신주은이었다.
문재하는 쾅 소리가 나도록 책상을 내리찍은 채 화면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처음부터 사람을 착각했다는 게 이렇게나 확실해지자 그는 심장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그 시각, 신하린은 신성철의 팔짱을 낀 채 친구들의 옹호를 받으며 정원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와, 진짜 돈을 얼마나 쓴 거야? 역시 문씨 집안 후계자답네.”
“당연하지. 그때 경매에서 하린이 위해서 올인 입찰도 했잖아. 그리고 하린이 생일선물도 얼마나 비쌌어?”
사람들이 자신을 떠받들어주자 신하린의 턱은 내려올 줄을 모르고 있었다.
졸부로서 이리 극진한 대우는 꿈도 못 꾸던 신성철도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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