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요리도 할 줄 알아요?
다음 날, 임가윤은 회사로 향하면서도 내내 엄태경의 저서를 탐독했다.
내일은 주주총회였다. 송지환 본부장은 다시 전화를 걸어 그녀를 재촉했다.
“임가윤 씨, 어떻게 됐어요? 창궁 기술 난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어요?”
임가윤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대답했다.
“거의 다 됐어요. 오늘 밤에는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퇴근 후 아파트로 돌아온 그녀는 배달 음식을 시켜 대충 저녁을 때우려 했다. 그리고 다시 밤새도록 분투할 예정이었다.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배달이 온 줄 알았는데 문을 열어보니 서지강이 서 있었다.
남자는 여전히 심플한 검은 티셔츠와 워크 팬츠 차림이었는데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를 따라 역삼각형의 몸매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는 한 손에 배달 음식을 들고 있었고 큰 키와 그림자가 현관 불빛을 거의 다 가리고 있었다.
서지강은 시선을 내리깔고 그녀의 얼굴을 응시하며 낮고 듣기 좋은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시킨 거야?”
임가윤은 잠시 멍해졌다가 대답했다.
“네, 오늘 좀 바빠서요. 제안서를 하나 작성해야 해서 밥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서지강은 배달 봉투를 들어 주문 내역을 훑어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밀키트 음식?”
임가윤은 약간 당황했다.
“가끔 먹는 건데 괜찮아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지강은 긴 다리를 뻗어 거실로 들어와 그 배달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지강 씨!”
임가윤은 황급히 뒤따라갔다.
남자는 몸을 돌려 서며 큰 그림자로 강렬한 압박감을 주었다.
“국수 좋아해?”
그가 물었다.
임가윤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부엌 좀 빌릴게. 바쁘다면 내가 국수라도 끓여 줄 수 있는데.”
임가윤은 완전히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요리도 할 줄 알아요?”
“기본적인 자립 능력은 있어야지.”
그는 무심히 대꾸했다.
임가윤은 얼떨결에 부엌으로 따라 들어가 국수와 달걀을 꺼내려 했지만 서지강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네 일이나 하러 가. 여기는 내가 알아서 할게.”
임가윤은 감탄스러운 눈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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