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대장님의 여자 친구
그녀를 발견한 듯 서지강은 헬멧을 쥔 채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걸음걸이가 조금 지쳐 보이긴 했지만 무심하고 거침없었다.
“퇴근했어? 오늘은 안 바빴어?”
그가 가까이 오면서 물었다.
그때, 따라 내린 소방관들도 그녀를 발견하고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수군거렸다.
“저기 좀 봐봐. 저 예쁜 여자는 누구지? 완전 여신이잖아.”
“대장님이 어떻게 저리 예쁜 여자를 알고 있는 거야?”
“상황 파악 안 되냐? 우리 대장님 눈빛 못 봤어?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잖아. 당연히 여자 친구겠지.”
“진짜? 연애 한번 하지 않던 우리 대장님이 드디어 연애를 하는 거야?”
그들이 수군대는 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임가윤은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네.”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던 그녀는 이내 다시 물었다.
“갈비찜 먹을래요? 저녁에 해줄게요.”
“그래. 오늘 저녁은 조금 늦을 거야. 임시로 추가 훈련이 생겼어.”
“알았어요. 이만 갈게요.”
고개를 끄덕이던 그녀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발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돌아섰다.
서지강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고 노을빛이 그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조심해요. 다치지 말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한마디 더 했다.
“세수 좀 해요.”
말을 마친 그녀는 뒤돌아서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임가윤이 떠나자마자 소방관들이 그를 에워쌌다.
“대장님 여자 친구세요?”
“진짜 예쁘시네요. 드라마에서 나오는 부잣집 아가씨 같아요.”
“우리 대장님 눈이 높다고 했잖아. 저 정도로 예쁜 여자여야만 우리 대장님과 어울리지.”
서지강은 가녀린 그녀의 뒷모습이 길목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응.”
“진짜 형수님이에요?”
“우리 모태 솔로 대장님이 드디어 연애를 하네요.”
“이건 진짜 엄청난 소식이에요. 오늘 저녁 훈련에서 제가 산소통을 두 개 더 메겠습니다.”
서지강은 시선을 거두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이내 무뚝뚝한 얼굴로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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