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22화

진한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게 바로 고건우가 말했던 ‘손도 댄 적 없다'라던 정략결혼 상대라니. 정말이지 입만 열면 거짓말인 고건우를 보니 예전에도 이렇게 자신을 속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두 사람의 옷매무새를 힐끗 보더니 곧장 넓은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들고 있던 사직서를 내려놓았다. “대표님, 좋은 시간을 방해해서 죄송한데 제 사직서는 대체 언제쯤 수리해주실 건가요?” 진한나의 목소리는 아주 담담했다. 감정 기복 하나 없는 목소리였지만 이상하게도 듣는 사람마저 등골이 서늘하게 해 끈적함으로 가득했던 사무실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옆에 있던 소가연은 이미 빠르게 옷매무새를 고쳐 입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한나의 앞으로 다가갔다. 순진무구한 얼굴에는 억울하면서도 자책하는 기색이 담겨 있었고 눈가는 벌겋게 물들어 당장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했다. “한나 씨, 혹시... 혹시 지난번에 제가 백화점에서 괜한 말을 해서 기분 상한 거예요? 그런 거라면 정말로 죄송했어요. 그러니까 제발 화 좀 풀어요. 이렇게 다짜고짜 사직서를 들이밀면 안 그래도 건우 씨가 회사 일로 바쁜데 더 힘들게 하는 거잖아요. 건우 씨한테 부담 안 주면 안 돼요?” 소가연의 말에는 트집을 잡을 것이 없었고 영악하게 ‘착한 척' 연기를 하고 있었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 것처럼 빠져나가고 그녀와 고건우의 사이에서 선의의 중재자인 척 자리를 잡고 있지 않은가. 그 덕에 진한나는 순식간에 제멋대로 구는, 버릇도 없고 철도 없는 문제가 많은 사람으로 되었다. 예전에 이런 부류의 사람을 만난 적 없었더라면 진한나는 그 연기에 속아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진한나는 소가연의 연기를 본 후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소가연 씨, 정말 모르시는 거예요?” 진한나는 소가연의 앞으로 한 걸음 성큼 다가가 몸을 살짝 기울였다.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 말했지만 조용한 사무실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전 고건우 씨랑 8년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