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차가운 얼굴을 한 남자가 비웃음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또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네.”
진한나와 전성우는 동시에 고개를 돌려 남자를 보았다. 문 앞에는 키가 크고 압도적인 기세를 내뿜고 있는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는 바로 소해진이었다.
소해진의 뒤에는 몇 명의 비서 같은 사람이 서 있었는데 하나같이 표정이 험악했다.
소해진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오로지 진한나만 노려보았다. 그 눈빛 속에는 노골적인 경멸과 혐오가 담겨 있었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진한나에 관해 전부 조사했던 그였다. 그랬기에 진한나가 오늘 이 찻집에서 전성우와 협상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의 눈에 진한나는 고건우에게 끈질기게 들러붙을 뿐 아니라 비열한 수단까지 써서 고건우를 경찰서에 보내고 자신의 동생을 울린 악랄한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런 여자에게 좋은 기회가 차려지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진한나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누군지도 알지 못했고 알 수 없는 적의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런데 입을 열기도 전에 소해진이 성큼성큼 다가와 위압적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며 노골적으로 비웃었다.
“진한나 씨, 수단이 대단하군요. 한편으로 전 남자친구에게 계속 매달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 스폰서까지 꼬시고. 고건우 하나로는 부족했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전성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바로 반박하려던 순간 진한나가 먼저 반박했다.
“저기요. 저 아세요?”
진한나의 목소리는 부드럽고도 나직해 소해진의 몸이 본능적으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한걸음 물러서며 소해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값을 매길 물건을 살펴보는 듯했다.
“생긴 건 뭐 그럭저럭 사람 구실은 하는 것 같네요. 몸매도 괜찮고. 내가 마음에 든 거라면 뭐 받아주지 못할 것도 없네요.”
진한나는 팔짱을 끼며 일부러 앞으로 한발 다가갔다.
“대신 번호표 뽑고 줄부터 서야 할 거예요. 나한테 소폰 제안한 남자들이 지구 반대편까지 줄을 서 있거든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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