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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진한나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상대하기도 귀찮아하며 창가 쪽을 향해 앉았다. 드디어 아파트에 도착했지만 진한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실눈으로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하연우 씨, 앞으로 듣고 싶은 말이라도 있으면 뒤에 숨어 듣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앞에 나서서 들어요. 뒤에 숨어 있다가 제가 만약 변태인 줄 알고 주먹이라도 날리면 그 멋진 얼굴은 어찌하려고 그래요.” 쾅! 그러고는 문을 세게 닫고 들어갔다. ‘화가 난 건가?’ 하연우는 혼자 생각하며 옅은 웃음을 지었다. 집에 돌아온 진한나는 씻고 나오자마자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고 화면에는 몇 개의 카톡 알림이 떠 있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알림을 켜보더니 전부 고건우의 친구한테서 보내온 카톡이었다. 예전에 고건우가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고 고주망태가 되었을 때 친구들은 항상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 마중 나가게 했었다. 다만 고건우와 헤어진 후 그녀는 그 사람들의 연락처를 삭제하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진한나는 일단 전도현의 대화창부터 열어보았다. “진한나 씨, 오늘 술집에서 일어난 일은 제가 술을 먹고 주정 부린 것이니 마음에 두지 마시고 넘어가 주길 바랄게요.” ‘전도현 같은 싹수없는 사람이 스스로 사과의 문자를 보낸다고?’ 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여 다른 사람의 대화창도 열어보았다. “진한나 씨, 오늘 일에는 약간의 오해가 생긴 것 같아요. 저한테 끼얹은 술로 한나 씨의 화를 풀어줄지 모르겠지만 잘하신 거예요. 한나 씨의 말대로 저라는 사람은 입이 너무 고약한가 봅니다.” “부탁이지만 연우한테 오늘 일에 대해 해명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도 이렇게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왔었는데 일은 함께할 수 없어도 친구 관계를 끊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하연우? 고건우의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정하는 문자에 진한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생각했다. ‘내가 나온 뒤에 또 무슨 일이 있었나? 혹시 하연우도 그 장소에 있었나?’ 문자를 받은 진한나의 놀라움은 전도현 그 사람들 못지않았다. 진한나는 하연우의 대화창을 열어 문자를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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