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송찬호의 말에 하연우는 폭풍우가 지나간 듯 눈빛에는 어둠이 드리웠다.
“당신을 저랑 비교하지 마세요. 우린 다른 사람이에요.”
“뭐가 다른데요? 속이고 숨기고 다 같은 거 아닌가요?”
송찬호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또박또박 받아쳤다.
“송찬호 씨, 당신같이 진한나의 위험을 걸고 도박하는 사람은 저랑 비교가 안 돼요.”
이 한마디에 두 사람 사이의 분노는 완전히 폭발했다.
송찬호는 이를 악물고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마지막에 누가 이기나 두고 보죠.”
말을 마치고 그는 바로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주변은 순간 조용해졌고 하연우는 그 자리에 서서 방금 송찬호의 말을 다시 되새기더니 안색이 더없이 어두워졌다.
‘송찬호, 감히 진한나를 노리다니! 그럴 능력이 있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지.’
하연우가 병실로 들어서자 진한나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컴퓨터는 다행히 이중 암호화가 되어 있어서 켜진 흔적은 없었다.
“송찬호 씨랑 무슨 얘기를 나눴길래 이렇게 오래 걸렸어요?”
진한나는 방금 들어온 하연우의 기분이 아까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태민에 대해 할 얘기가 좀 있었어요. 제 경호원들에게 맞아서 반쯤 죽었으니 설명은 해줘야 하잖아요.”
하연우는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진한나는 본인도 다 아는 사실인데 굳이 밖에 나가서 말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어 반신반의하였다.
그러나 이태민의 일보다 더 궁금한 건 하연우가 왜 아직 여기에 있는 것이었다.
궁금한 걸 참지 못한 진한나는 바로 물었다.
“하연우 씨, 저 이젠 괜찮은데, 왜 아직도 집에 안 가세요?”
그녀의 물음에 하연우는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사과를 손에 쥐고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명의상 그래도 제 여자 친구인데, 한나 씨한테 일이 생겼으니 제가 당연히 시시각각 돌봐야죠.”
진한나는 한참 침묵을 지키더니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저에 대한 배려심은 이미 파트너라기보다 그 범위를 훨씬 넘어선 것 같은데요. 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러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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