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하연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면서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어느 남자를 생각하기에 내가 온 줄도 모르는 거예요?”
진한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하연우 씨, 혹시 무슨 일 있었어요? 꼭 화난 사람처럼 말하길래...”
“양심 없는 여자한테 속으니 기분이 좋지 않네요.”
진한나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하 대표님처럼 똑똑한 분도 속을 때가 있어요?”
“당연하죠. 나는 생각보다 단순한 남자라고요.”
단순하다는 말에 진한나는 갑자기 머릿속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녀가 적극적으로 들이댈 때면 하연우는 귀까지 빨개졌었다.
“확실히 단순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하연우는 기가 차서 피식 웃더니 차갑게 말했다.
‘진한나는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했어.’
“점심에 레스토랑에서 진한나 씨와 고건우가 같이 있는 걸 봤어요. 혹시 고건우를 다시 만나기라도 할 셈인가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진한나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내가 미쳤다고 쓰레기를 계속 만나겠어?’
“고건우와 다시 만날 일은 없어요. 나는 뒤돌아보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진한나의 말에 하연우는 속이 시원해졌다.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그러면 왜 같이 밥을 먹은 거예요?”
그녀는 뒤로 물러나면서 경계했다.
“하 대표님, 사적인 일에 간섭하지 마세요.”
엘리베이터가 멈춰서자 하연우는 진한나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보니 하연우는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진한나 씨, 우리는 연인 행세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잖아요. 진한나 씨가 고건우를 만나는 건 협력을 이어가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아, 그래요?”
진한나는 손을 빼내고는 빨갛게 부은 팔목을 매만졌다.
“하 대표님께서 신경 쓰인다면 협력은 없던 일로 하죠. 위약금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어요.”
하연우는 깜짝 놀라서 두 눈을 크게 떴다. 이성을 되찾은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충동적으로 한 말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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