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한나야, 고건우가 협박해도 넘어가면 안 돼. 네가 진씨 가문 아가씨인 걸 알고 나니까 너를 버린 걸 후회했을 거야. 절대 그 남자를 믿지 마.”
고건우의 목적은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
“급해하지 말고 같이 방법을 생각해 보자.”
두 사람은 같이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고건우가 그 계약서로 협박했다는 건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뜻이었다.
계약서를 몰래 가져온다고 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자칫했다가는 고건우가 화나서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는 일이다.
“고건우는 무조건 천벌 받을 거야. 뻔뻔스럽게 너한테 들이대다니...”
다음 날, 진한나는 임소희와 만나기로 했다. 그녀가 꾸미고 있을 때 낯선 전화번호가 휴대폰 화면에 나타났다.
“한나야, 너랑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어. 예전에 너랑 가지 못해서 정말 아쉬웠었지.”
“미안하지만 나중에 가요. 오늘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해요.”
“나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단 거야?”
고건우는 피식 웃더니 차갑게 말했다.
“언제든지 계약서를 공개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 왜 그래?”
진한나는 입술을 깨문 채 주먹을 꽉 쥐었다.
“어디에 가려고요?”
“준비하고 내려와. 네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진한나는 옷을 갈아입은 후에 밖으로 나갔다. 빨간색 페라리 한대가 아파트 앞에 세워져 있었다.
고건우는 깔끔한 옷차림을 하고서 차 옆에 서 있었다. 그녀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는 꺼내려던 담배를 도로 넣고 차 문을 열어주었다.
예전의 진한나였다면 무척 감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불쾌할 뿐이었다.
빨간색 페라리는 한 시간 넘게 달려서 해변가에 도착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커플들이 의자에 앉아서 웃고 떠들었다.
진해는 진한나가 고건우와 같이 가고 싶어 했던 곳이었다. 진해에 놀러 온 연인들은 영원히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속설이 있었다.
하지만 8년 동안 만나면서 고건우는 이곳에 단 한 번도 오지 않았다. 두 사람이 자주 드나들던 곳은 호텔뿐이었다.
그는 헤어진 후에야 진한나를 데리고 이곳에 왔다.
“직접 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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