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입원 병동에는 환자들이 많았다.
심지어 병실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복도에 누워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부분 상태가 심각했고 입원 기간도 길었다.
내가 입원했을 때부터 이미 있었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퇴원할 때까지 그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복도를 따라 걸어가다 익숙한 얼굴들을 마주했다.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반갑게 물으셨다.
“퇴원한 줄 알았는데 또 온 거야?”
“며칠 전에 계단에서 굴렀거든요.”
혹시 누군가 그 장면을 봤거나 찍은 사람이 있을까 싶었던 나는 굳이 숨기지 않고 답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말할 수는 없었다.
“그날 계단이 너무 미끄러웠어요. 누가 일부러 뭘 해놓은 것 같더라고요. 근처에 CCTV가 있나 싶어서요. 혹시 그 사람이 찍혔을 수도 있으니까요. 아니면 누가 우연히 그 장면을 촬영했을지도 모르고요.”
어르신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CCTV? 복도에 다 설치되어 있어서 관리실 가면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알겠습니다.”
CCTV가 있다면 이제 문제는 쉬워진다.
나는 기분 좋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지금 바로 가볼게요.”
...
병동의 계단은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어 한산하고 조용했다.
그날 내가 떨어졌던 자리도 이제는 말끔히 정리되어 피 한 방울 남아 있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계단 위쪽에 CCTV가 하나 달려 있었다.
그리고 다시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며 살펴보니 내가 떨어진 그 자리 위쪽에도CCTV가 달려 있었다.
즉 병원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계단에도 촘촘히 CCTV를 설치해 둔 상태였다.
나는 그 사실에 안도하며 바로 관리실로 향했다.
그날의 상황을 설명하고 계단에 뿌려진 정체불명의 액체로 인해 유산했다는 사정을 이야기하며 나는 혹시 그 장면이 찍혔는지 확인해달라고 직원에게 부탁했다.
직원들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당시 시간대로 CCTV를 돌려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화면은 모두 가려져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모니터만 바라보았다.
지금 상황으로는 내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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