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유치원 선생님도 서둘러 와서 설명했다. “이분은 곽이서 어머님이야. 오늘 일부러 이서를 데려다주신 거니까 오해하지 마.” “말도 안 돼요!” 배지욱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박했다. “이 사람은 제 엄마란 말이에요.” “괜한 사람 붙잡고 늘어지지 마.” 나는 배지욱의 말을 단호하게 끊으며 말했다. “난 너 같은 아들 낳은 적 없어.” 배지욱은 순간 멍해졌고 선생님도 옆에서 아이를 달랬다. “지난번 기억 안 나? 이분이 널 데리러 오셨을 때 네가 모른다고 했잖아. 그런데 오늘 갑자기 아들이라고 하다니 참 이상하구나.” 배지욱은 차에 올라탄 내가 뒤도 안 돌아보고 사라지는 걸 보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엄마가 정말 나한테 매달리지 않을 건가 보네. 이제 시연 엄마랑 마음껏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 처음 나를 봤을 때의 불만은 날아가고 배지욱의 얼굴에는 환희만이 가득했다. ‘너무 좋다. 드디어 지긋지긋한 엄마에게서 벗어나게 된 거야.’ 배지욱이 흥분한 모습으로 반으로 달려 들어가자 그 뒷모습을 본 곽이서는 콧방귀를 뀌며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바보.” ‘얼마나 좋은 엄마를 놓쳤는지도 모르겠지.’ ... 앞에서는 운전기사가 운전하고 나는 뒷좌석에 곽민재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곽민재는 나를 유심히 바라보며 궁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불편해져서 먼저 말을 꺼냈다. “제가 왜 지욱이한테 그렇게 냉정했는지 궁금하신 거죠?” 곽민재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안 씨 친아들이잖아요.” 그제야 나는 곽민재는 내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졌을 때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이었기에 진실을 알 리 없었다는 걸 떠올렸다. 내 목소리는 한겨울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홍시연이 미리 계단에 손을 썼어요. 지욱이는 내가 떨어지는 걸 보고도 모른 척 도망쳤고요.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단순히 내가 배현민과 이혼하길 바랐기 때문이에요. 그래야 네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 고개를 돌려 곽민재를 바라보자 그의 얼굴에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 걸려 있었다. 나도 놀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