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내 만화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된다면 곽이서가 내가 만든 굿즈를 들고 다닐 때, 주변 아이들이 부러워하며 몰려들 거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먼저 말을 걸어주면 혹시 그 계기로 곽이서의 상태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다.
잠시 후, 곽민재가 내 앞에 다가오며 말했다.
“책이 정말 흥행한다면 굿즈 판매도 꽤 괜찮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겁니다.”
나는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사실 난 그저 곽이서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굿즈를 떠올렸을 뿐인데 그는 거기서 비즈니스 가능성을 읽어낸 것이다.
역시 뛰어난 사업가다운 모습에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곽민재는 내 어깨를 가볍게 눌러 소파에 앉히고는 내 눈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제가 새로 세울 회사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는 자리로 돌아가 곧장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곽민재의 뒷모습을 보며 아까 우리가 나눈 대화 중 어떤 부분이 그에게 영감을 준 걸까 곰곰이 생각했지만 도무지 짚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 또한 할 일이 있었으니 굳이 묻지 않고 다시 자리에 앉아 펜을 들었다.
...
한편, 배현민은 사무실 창가에 서서 멀리 풍경을 바라보다가 결국 결심한 듯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홍시연은 차이혁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근처 쇼핑몰을 둘러보던 참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그의 전화에 약간 놀란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세요? 무슨 일 있어요?”
“당연히 있지.”
그는 직설적으로 말을 꺼냈다.
“시연아, 아침에 내가 한 말에 대한 네 생각은 어때?”
배현민이 했던 말은 하나였다.
배지욱과 차이혁을 공평하게 대할 수 있는지, 그녀가 배지욱을 아껴주지 않는다면 배현민 또한 차이혁을 무시할 거라고 으름장을 놨었다.
이제 와 다시 물어오는 그의 질문에 홍시연은 전략을 바꿔 먼저 태도를 낮추기로 했다.
“저 반성 많이 했어요.”
배현민은 돈을 아끼지 않고 쓰는 사람이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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