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화

“내 아들은 평생 자손을 남길 가능성이 거의 없었는데 네가 나타날 줄은 몰랐다. 연맹의 수장은 암살 위협을 자주 받기 때문에 두 명의 후계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여러 명의 후계자를 동시에 키워야 하고 끝내 살아남은 이만이 진정한 후계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너는 생식능력이 강하고 머리도 똑똑해 다른 암컷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출신 문제라면 연맹의 구성원들은 전부 오합지졸이다. 집이 없는 사람도 있고 사형을 기다리는 도망자도 있다. 귀한 출신이란 건 애초에 의미가 없어.” “정말 확실하신가요?” “확실해.” 성지우는 속으로 너무 기뻤다. 본래 베이비 스네이크를 구해낼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태연하게 연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저는 그냥 평범한 암컷일 뿐이에요. 큰일을 해낼 능력도 없고 괜히 사관부에 짐만 되지 않을까요? 차라리 안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아가씨, 우리 윌런 가문은 인재를 가장 아끼는 집안이야. 나는 아가씨의 능력을 믿어.” “그렇지만 테온이 저에게 적대심이 아주 강해요. 이능력도 저보다 훨씬 높고요. 괜히 저를 죽이려 들까 봐 걱정돼요.” 원인을 알게 된 수장은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라. 네가 원하기만 하면 오늘 이후로 테온은 연맹의 평범한 백성과 다를 바 없게 만들겠다. 어떤 권한도 없고 네 말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거부하면 곧바로 연맹에서 추방이다. 어때?” 성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이제 돌아가거라. 곧 임명장이 네 방으로 전달될 것이다.” 성지우가 떠난 뒤, 다시 몇몇 고위 관리들이 돌아와 수장에게 물었다. “수장님, 정말 권력을 고작 하루밖에 되지 않은 암컷에게 맡기시렵니까?” 수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테온은 무능하다. 저런 아이가 연맹을 이어받으면 반발이 생길 것이다. 너희가 더 나은 암컷을 추천할 수 있겠느냐? 아니면 너희 아들 중 누가 테온보다 머리나 이능력이 더 뛰어난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사실 그들도 자기 집 딸을 추천하고 싶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