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새로운 계획
내가 처음 경시 문제를 풀기 시작했을 때, 화가 나서 표정이 굳어졌던 임효재의 모습이 떠올라 나는 괜히 찔려서 고개를 숙이고 반찬을 뒤적거렸다.
어른들은 모두 손주 칭찬을 듣는 걸 좋아하는 듯했다.
외할머니는 임효재의 말을 듣더니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신경 쓰지도 않고 활짝 웃으면서 어렸을 적 나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들을 줄줄이 얘기했다.
당황한 나는 외할머니에게 그만 얘기하라고 하고 싶었다.
지난 생에 결혼 후 처음으로 주서훈을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갔을 때, 외할머니는 주서훈을 붙잡고 비슷한 얘기들을 했었다. 그러나 당시 주서훈은 무덤덤했고 30분도 안 돼서 전화를 받고 야근하러 회사로 향했다.
당시 외할머니의 실망한 모습과 나를 걱정하던 눈빛이 지금도 눈에 선했다.
그러나 임효재는 말을 참 잘해서 외할머니와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이어 갔고, 덕분에 저녁 내내 분위기는 단 한 번도 식지 않았다.
저녁을 먹은 뒤에도 외할머니는 대화를 끝내기 아쉬운지 계속 임효재를 붙잡고 얘기를 나눴다. 그러다 전화가 울려 임효재는 잠깐 병실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외할머니, 선배가 그렇게 좋으세요? 계속 선배랑만 대화하시면 저 질투할 거예요.”
나는 외할머니의 곁에 앉아 어릴 적처럼 그녀의 품에 파고들며 응석을 부렸다.
“내가 제일 아끼는 건 당연히 우리 은솔이지.”
외할머니는 몸을 조금씩 움직이며 내 등을 토닥이다가 갑자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요즘 네 엄마가 또 너를 괴롭히는 건 아니지? 며칠 전에 네 엄마한테서 연락이 왔었는데 네가 철이 없다는 소리만 늘어놓더구나. 정윤이도 갑자기 내게 불려 왔고... 네 엄마는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야. 너무 제멋대로지. 나는 네가 네 엄마 때문에 상처를 받을까 봐 정말 걱정돼.”
나는 마음이 따뜻해져 몸을 바로 세우고 외할머니를 바라봤다.
“외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저는 서울대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그리고 빨리 독립해서 외할머니께 효도하고 싶어요.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든 제가 협조 안 하면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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