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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그렇게 심한 거 아니야

메시지를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임효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밤에 내가 학교 앞에서 이모 좀 막아 줄까?” 걱정이 가득 담긴 그의 말에, 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제안을 거절했다. “오늘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집에 오셔서 저녁을 드셔. 나도 오래 못 뵀고, 잠깐 다녀오는 게 나을 것 같아.” 그 말을 듣자 임효재는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다만 조심하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휴대폰을 넣고 다시 눈앞의 문제지에 집중하다가, 종이 울리고서야 책가방을 메고 교실을 나섰다. 최예린 일행과 함께 학교 정문으로 나가니, 예상대로 집에서 보낸 차가 서 있었다. 그들과 인사를 나눈 뒤 곧장 차로 다가가, 한숨을 고르고 나서 문을 열었다. 다행히도, 눈에 들어온 건 안순범이었다. 차 안을 한 번 둘러봤지만 성주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그제야 마음을 놓고 자리에 앉았다. “할아버지, 오래 기다리셨어요?” 틀린 문제 몇 개 때문에 조금 늦게 나온 것도 있었고, 솔직히 말해 집에 가기 싫었던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안순범을 보니 아까보다 훨씬 덜 부담스러웠다. 안순범은 내 말을 듣고 손을 내저으며, 그게 자기 일이라 괜찮다고 했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간식까지 내밀었다. “아가씨,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 텐데, 일단 이거 좀 먹고 있어요. 금방 집에 도착할 거예요.” 간식을 받아 드는 순간, 고소한 향이 확 퍼졌다. 괜히 배가 고파져서 나는 한 입에 넣어 버렸고 볼이 잔뜩 부풀었다. 성주희가 봤다면 분명 식사 예절이 부족다고 했겠지만, 백미러로 그 모습을 본 안순범의 눈에는 오히려 안쓰러움이 스쳤다. “아가씨, 요즘 많이 힘들었죠. 이따 집에 가서도 억울한 일 있으면 절대 혼자 삼키지 말고요.” 그 말에 나는 간식을 들고 있던 손을 멈췄다. 이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혹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내가 성주희와 다투고 집을 나와 지냈던 일을 이미 알고 계신 걸까? 하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 말을 많이 할수록 실수만 늘어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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