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기회는 없다
주서훈이 이마를 찌푸리며 다시 중얼거렸다.
“송은솔도 우리 처음부터 잘못 시작한 이 결혼의 또 다른 피해자였던 것 같아. 하지만 나는 아무런 이유 설명도 없이 모든 것을 송은솔 탓으로 돌려서 혼자 그렇게 많은 것을 감당하게 했어.”
주서훈의 감정이 점점 무너지는 것을 보며 옆에 있던 심도준은 그가 계속 말하는 것을 차마 들을 수 없어서 다시 그가 들고 있던 술병을 빼앗았다.
“제발 정신 좀 차려. 오늘 술만 마신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게다가 지금 이 말을 한다고 한들 어쩌겠어. 모든 게 이미 늦었어.”
이때 심도준은 이제 와서 뉘우친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주서훈의 그 모습을 바라보자 입가까지 맴도는 그 말을 삼켜버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모든 것은 한 줄기의 긴 한숨으로 묻혀버렸다.
그의 이 말들을 주서훈이 들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한 가지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일이면 우리 결혼 8주년이야. 나는 한 번도 송은솔에게 제대로 해준 게 없는데,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하고 싶어. 그냥 송은솔이 나에게 기회를 한 번만, 딱 한 번만 준다면... 다시 그녀를 사랑할...”
주서훈의 목소리는 점점 흐릿해져 중얼거림이 되었다. 그는 말하며 품에 있는 술병을 껴안은 채 몸을 웅크렸다.
이 광경은 심도준뿐만 아니라 나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꿈속의 주서훈은 늘 내 기억과 동떨어진 지금의 그와도 또 다른 존재였다.
“이제 그만해, 서훈아. 이제 기회는 없어. 눈 뜨고 똑바로 봐봐. 기회는 없다고.”
심도준이 커튼을 홱 젖히자 따가운 햇빛이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주변 환경이 서서히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이곳은 어느 바의 VIP 룸이 아닌 우리 집이었다. 주서훈의 맞은편 대형 스크린에는 우리의 결혼식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화면에 내 얼굴이 비쳤다. 그때의 나는 눈에 미소와 행복이 가득했다. 아마 그날만큼은 진정으로 행복을 느낀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물론이고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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