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허이설은 하나씩 읽어 내려갔다. 용제하가 이런 기록을 남겼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다 치마가 더러워져 화를 냈다.]
[학교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리치를 잔뜩 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리치를 좋아하는 것 같다.]
[예술제에서 춤을 추던 그녀가 가장 예뻤다.]
이 모든 건 허이설이 전혀 알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더 아래로 스크롤하며 읽어 내려갔다.
아직도 수많은 기록이 남아 있었지만 그녀는 더 볼 용기가 없었다.
그 한 페이지만으로도 이미 질투로 미칠 것 같았다.
용제하의 휴대폰을 닫고 그 뒤로 다시는 건드리지 않았다.
그건 보이지 않는 가시처럼 영원히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
하지만 한편으론 잘 알고 있었다. 그건 이미 지나간 일이고 용제하와 그녀는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지금 그 얘기를 꺼낸다면 그저 옛일을 들춰내 억지를 부리는 꼴일 뿐이었다.
하여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을 땐 용제하에게서 조금이나마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임신을 준비하는 동안 허이설이 의심했던 첫사랑이 귀국했다. 심지어 그의 회사에 입사해 그와 함께 해외 출장을 다녔고 허이설에게 선물했던 전용기를 함께 탔다.
용제하가 누군가를 거의 집착하듯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난 뒤로는 그가 주는 애정이 더 이상 만족스럽지 않았다.
허이설은 갑자기 볼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손으로 만져보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있던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울고 싶지 않았다. 특히 그를 위해 울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마음을 진정하려고 발코니로 나가 신선한 공기를 몇 번 들이마셨다.
그때 휴대폰에 낯선 이름의 문자가 도착했다. 정태준이었다.
[잘 지내?]
허이설은 휴대폰을 쥔 채 잠시 멍해졌다.
정태준과 언제 연락처를 교환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가 반장이라 아마 예전에 학급 일로 추가했을 것이다. 허이설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런데 잊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그녀의 안부를 묻는 문자를 보내오니 조금 놀랐다.
문득 기말고사 때가 떠올랐다. 당시 허이설은 발목에 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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