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허이설은 추다희의 전화를 끊고 손끝으로 휴대폰 화면을 내렸다. 눈동자는 연락처 이름에 고정되었다. 몇 초간 망설이다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
마지막 통화 이후 8일이 지났다. 통화연결음이 계속 울렸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끊기 직전에 전화가 연결되었다.
허이설은 휴대폰 화면에 통화 시간이 흘러가는 걸 봤다. 하지만 상대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녀는 휴대폰을 귀에 대고 말했다.
“물어볼 게 있어.”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
“시간 돼?”
“응.”
상대의 목소리가 조금 차가웠다. 허이설은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추다희가 시험지 바꾼 거, 너랑 관련 있어?”
“걔가 그래?”
용제하가 물었다.
동시에 약간의 잡음이 들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뭔가를 집는 소리 같았다.
허이설은 추다희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나한테 이 일을 여기서 그만하라고 하면서 네 얘기를 꺼냈어.”
휴대폰 너머로 맑은소리가 들렸다. 얼음이 잔에 부딪히는 소리였다.
용제하는 커피를 만들면서 그녀의 말에 답했다.
“내 얘기를 꺼냈다고? 뭐라 했는데?”
“만약 내가 이 일을 계속 파고들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거라고.”
용제하는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
“무사하지 못할 거라고?”
물이 흐르는 소리가 멈추고 그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럴 리가 있을까?”
“난 그냥 하나만 확인하고 싶어.”
허이설이 시선을 늘어뜨렸다.
“너 일부러 다희를 도운 거야?”
만약 일이 단순히 선생이 책임을 지고 그만둔 거로 끝났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용제하는 시험지 사진을 찍어 그녀에게 보냈고 동시에 추다희가 시험지를 바꾸는 걸 도왔다. 그렇다면 추다희가 자신감 넘치게 SNS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학교에 시험지 공개를 요청하도록 용제하가 유도한 게 아닐까?
추다희는 용제하가 사진을 찍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 하여 그녀는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허이설은 이미 눈치챘지만 확실히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해가 안 됐기 때문이었다.
추다희는 그의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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