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허이설과 용제하는 자습실에 관한 얘기를 더 이상 꺼내지 않았다.
며칠 동안 각자 바쁘게 지냈고 대회와 관련된 문제라도 있으면 휴대폰으로 건조하게 몇 마디 주고받는 게 전부였다.
허이설이 도서관에서 돌아왔을 땐 오후 5시였다.
오늘은 그녀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 도우미가 와서 밥을 차려줬고 음식이 이미 식탁에 올라와 있었다. 도우미는 주방으로 돌아가 조리대를 정리했다.
허이설은 느릿느릿 밥을 먹으며 휴대폰을 확인했다. 모르는 번호로 계속 전화가 왔지만 그녀는 하나도 받지 않았다.
밥을 다 먹고 나서 산책하러 내려갔다. 나무 그늘이 드리운 오솔길을 걷던 중 전화벨이 울렸다.
이번에는 전화를 받았다.
“가을아.”
“네가 올린 그 두 장의 사진, 용제하가 찍은 거야?”
윤가을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허이설이 살짝 놀라며 미간을 찌푸렸다.
“어떻게 알았어?”
그녀는 사진이 용제하가 찍은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사람들이 화제를 딴 데로 돌릴까 봐 일부러 밝히지 않았다. 만약 용제하가 찍은 사진이라는 게 알려지면 모두의 관심이 용제하에게 쏠릴 게 뻔했다.
“인터넷에 다 까발려졌어. 그 사진들 똑바로 봐.”
윤가을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다들 너랑 용제하가 사귀는 거 아니냐고 난리야! 용제하 팬들은 댓글에서 울부짖고 있고.”
허이설은 휴대폰을 쥔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까발려져? 어떻게?”
“사진 잘 봐. 컴퓨터 화면에 그림자가 비쳤어.”
허이설은 놀란 나머지 전화도 끊지 않고 사진 두 장을 확인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보니 확실히 컴퓨터 화면에 용제하의 실루엣이 비쳤다.
휴대폰으로 컴퓨터 화면을 찍어 반사가 된 모양이었다.
화면을 확대해보면 용제하의 윤곽이 보였고 심지어 마동진까지 살짝 찍혔다. 용제하의 몸매가 하도 완벽해서 선명하지 않아도 체형과 얼굴 윤곽만으로 사람들이 알아낸 것이었다.
허이설은 계정에 로그인해 댓글을 확인했다. 온통 용제하의 댓글로 도배되어 있었다.
[이설 씨, 진짜 킹카를 손에 넣었어요?]
[대체 어떻게 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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