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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얼마 지나지 않아 용제하, 문상준, 엄형수는 약속한 장소에 먼저 도착했다. 문상준은 윤가을이 보이지 않자 문자를 보냈다. [어디야? 안 보이네.] [누구세요?] [응?] [난 네 친구 둘이랑 같이 밥 먹는다고는 안 했다.. 하도 주변에 한턱씩 자주 쏘는 것 같은데, 그깟 밥 한 끼 내가 안 먹어. 그러니깐 넌 네 친구들이랑 먹어. 그리고 너희 그 키 큰 친구 있지? 그 친구한테 전해줄래? 우리 이설이 곁에 그만 얼쩡대달라고. 네가 큰 형으로써 잘 말하리라 믿는다.] 윤가을의 긴 문자를 한참을 보던 문상준은 그제야 윤가을이 약속 장소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챘다. “아! 당했다!” 용제하는 문상준의 반응을 보고서 살며시 곁으로 가 문상준의 핸드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핸드폰 화면을 꽉 채운 장문의 문자는 어느 정도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엄형수도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그것 봐. 내가 안 된다고 했지.” 그렇게 문상준은 멘스의 골드 에디션 그래픽 카드와 점점 멀어져만 갔다. ... 한편, 윤가을은 자신이 보낸 문자를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자신이 욕 한 글자도 쓰지 않고 사람을 비꼴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그러고는 곁에 있는 허이설을 향해 말했다. “내가 졸아도 용제하한테나 쫄지, 문상준 정도는 껌이지.” 사실 세 사람은 일전에 정한 음식점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로 예약했던 자리에 앉아 윤가을이 문상준에게 문자를 한 것이다. 윤가을은 정태준을 보며 말했다. “태준이 너도 아까 우리가 걔네들이랑 같이 밥 먹으러 가는 줄 알았지?” 정태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 혹시 사실 걔네랑 같이 밥 먹고 싶었던 거 아니야?” 윤가을은 웃으며 물었다. 잠시 당황한 정태준은 고개를 연신 저었다. “야!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었던 거 아니야? 넌 왜 우리가 너랑 선약이었는데 걔네가 끼어들어도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 허이설은 다그치는 윤가을과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정태준을 번갈아 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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