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화
용제하는 바 안쪽에 앉아 허이설을 마주 보고 있었다. 그의 감정에는 큰 동요가 없었다. 그는 입을 열어 말했다.
“고맙다는 표시야.”
어둑한 불빛 아래 서로의 얼굴을 자세히 살필 수는 없었으나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고맙다는 표시라니...’
허이설은 용제하가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차렸다.
그녀는 숨을 잠시 멈췄다. 믿을 수 없었다.
‘이 일을 알고 있었다니... 처음부터 날 알아봤다는 건가? 그렇다면 지난 생에도 진작 알아보았던 것일까?’
다시 고개를 들어 올리자 그의 깊은 눈빛과 마주하게 되었다. 어두운 그림자 속에 숨은 눈빛은 그녀를 심연 속으로 끌어들이는 듯했다.
허이설은 혼란스러운 마음에 시선을 거두어 문상준에게로 돌렸다. 문상준은 눈을 깜빡였다.
“나도 이제야 알았어.”
넓은 공간에 침묵이 감돌았다.
바의 유리문 밖으로는 가끔 사람들이 멈춰 서서 영업 종료라는 글자를 보고는 발길을 돌렸다.
허이설은 손에 든 것을 잠시 응시하다가 다시 밀어냈다.
“고맙다는 표시는 필요 없어. 그냥 협조할 수 있어...”
“나는 협조하지 않을 거야.”
담담한 목소리에는 나른함이 배어 있었다.
“당신이 받지 않아도 이건 계속 여기에 있을 거고.”
허이설은 말이 없었다. 그의 손이 서류 위에 얹혀 있다가 이내 서류를 다시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옆에서 갑자기 문상준이 낮은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나한테 줘도 되는데.”
용제하가 막 눈길을 주었을 때, 허이설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가져.”
말을 마친 그녀는 가방을 들고 바를 나섰다. 문상준은 다급해졌다.
“아니, 나는 그냥 농담한 건데 진짜로 줄 줄은...”
곁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시선에 문상준은 멋쩍게 고개를 숙이고 용제하에게 중얼거렸다.
“진짜 농담이었어. 진짜 줄 줄 알았겠어?”
고개를 든 문상준은 용제하의 차갑게 굳은 눈매와 굳게 다문 입술을 마주했다. 온몸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듯했다. 그 역시 마음이 불편했다.
“에이, 됐어.”
문상준은 용제하를 달랬다.
“네가 준 그 서류, 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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