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갑자기 담배가 당겼다. 하지만 금연 구역이라 피울 수가 없었다.
용제하는 손가락 끝으로 테이블 가장자리를 문지르며 맞은편 여자의 질문에 느릿느릿 답했다.
“지인이야.”
“지인? 지난번 식사 자리에서는 전혀 안 친해 보이던데? 인사도 안 했잖아.”
용제하는 낮게 웃음을 흘렸다.
“그때 내가 너랑 친한 척했는데 우린 뭐 친해?”
민아현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테이블 아래 하이힐 끝으로 용제하를 살짝 건드렸다.
“이제 친해진 거 아니야? 오늘 밤엔 서로 교류하면서 더 친해질 수도 있고...”
용제하는 다리를 옆으로 살짝 뺐다. 몸을 앞으로 기울인 민아현을 힐끗 보고는 어깨를 내려 몸을 뒤로 젖힌 다음 부드러운 가죽 소파에 기댔다.
그의 섹시한 목젖을 본 순간 민아현은 웃음이 짙어졌다.
“오늘 밤에 호텔 갈까, 너희 집으로 갈까?”
“당연히... 넌 너희 집으로 가고.”
용제하가 옆에 놓인 외투를 집어 들어 일어서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난 내 집으로 가야지.”
민아현은 순간 멈칫했다.
“무슨 뜻이야?”
용제하는 외투를 들고 그녀에게 두 걸음 다가가 낮게 말했다.
“용호석이 유부남인 거 알고 있어?”
목소리가 낮았지만 민아현이 충분히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녀의 얼굴은 붉어졌다가 하얗게 질렸다.
용호석이 바로 그날 식사 자리에서 그녀가 낚으려던 늙은 남자였다.
그리고 유부남인 것도 물론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유부남인지 아닌지 신경 쓸 리가 있겠는가? 집에 아내를 두고 밖에서 여러 명을 만나는 건 흔한 일이었다.
용제하는 코웃음을 쳤다가 덤덤하면서도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나... 용제하라고 해.”
‘용...’
민아현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더니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심장이 터져 나올 것처럼 쿵쾅거렸다.
‘용호석의 아들이라고?’
민아현은 그제야 자신이 무슨 실수를 했는지 깨달았다.
용제하는 그녀를 좋아해서 늙은 남자에게서 빼앗으려 한 게 아니라 애초에 그녀와 용호석을 갈라놓으려 했던 것이었다.
“너!”
민아현은 그의 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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