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화
“그래도 가족 앞에서 체면은 챙기고 싶나 봐?”
용제하는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며 허이설을 훑었다.
허이설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가자. 밥 먹으러.”
용제하는 의외라는 듯 눈썹을 살짝 들었다.
허이설이 질질 끌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단호한 면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질질 끌어봤자 소용없었다.
용제하는 허이설이 아무리 망설이고 피해도 결국 자신에게 굴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허이설은 용제하의 옆을 걸었다.
두 사람은 많은 시선을 끌었다.
하경대의 화제 인물이었기에 지나가던 학생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두 사람에게 달라붙었다.
남자와 여자가 나란히 걷기만 해도 이튿날에 소문이 쫙 퍼지는 게 이곳 분위기였다.
허이설은 그런 시선을 모조리 무시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용제하와의 거리를 조금 벌려 걸었다.
용제하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겁쟁이.”
허이설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그래. 너는 겁이 하나도 없어서 운동장...”
허이설은 갑자기 말을 뚝 끊었다.
하지만 용제하는 벌써 그녀가 하려던 말을 눈치챈 듯 그녀를 비스듬히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 그래서 내가 거기서 그러는 걸 보고 싶다는 거네? 맞지?”
“쳇!”
허이설은 한쪽 어깨에 멘 가방 선을 정리했다.
가방 안에는 책이랑 노트 몇 권이 들어 있었다.
용제하는 아래로 시선을 떨궜다가 아무 말 없이 손을 뻗어 가방을 잡아챘다.
허이설은 그가 가방이라도 뺏는 줄 알아 깜짝 놀라서 버럭했다.
“뭐 하는 거야?”
그녀는 가방을 사수하며 말했다.
“안에 돈 없어!”
용제하는 어이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하... 내가 돈을 훔칠까 봐? 내가? 그럴 필요가 있을까?”
기가 막히네.
허이설은 중얼거렸다.
“은수 언니가 그러던데 너 요즘 돈 없다던데.”
그러고는 가방을 다시 잡아당겼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용제하는 손쉽게 가방을 빼앗아 들고 걸었다.
무겁지는 않았지만 굳이 들어주었다.
그러다 덤덤하게 한마디 더 얹었다.
“가난해도 너보단 낫지.”
허이설은 말문이 막혔다.
란수정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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