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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알았어. 그럼 다음에 기회 되면 또 같이하자.” 문상준이 용제하를 힐끗 보며 말했다. “그럼 우리끼리 할까?” 용제하는 휴대폰을 던지듯 내려놓고는 소파에 몸을 기댔다. “안 해. 피곤해.” “뭐야? 고작 한 판 했는데?” “나이 들었나 봐. 체력이 달려.” 용제하가 다시 휴대폰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자 문상준이 혀를 찼다. “벌써 이러면 나중에 너랑 결혼한 여자는 남편을 두고도 과부처럼 살아야겠네?” 엄형수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점 좀 봐줄까? 조루 위험이 있는지?” 베개 두 개가 순차적으로 둘을 향해 날아갔다. “으악.” 방으로 들어온 용제하는 침대에 털썩 누웠다. 왠지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조금 전 문상준이 결혼 얘기를 꺼냈을 때 머릿속에 저도 모르게 허이설이 떠올랐다. ‘내가 미쳤나?’ 용제하는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이 시간에 도서관에 간다고? 밥은 먹었나?’ 그러다가 그가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눈을 감았다. 밖에서는 문상준과 엄형수가 계속 게임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안방 문이 벌컥 열리자 문상준이 화들짝 놀랐다. “너 자는 거 아니었어? 나 조용히 있었어.” 용제하가 책 한 권을 들고나온 걸 보고는 문상준이 물었다. “뭐 하려고?” “기말고사라 공부 좀 하려고.” 문상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야? 이미 엄청 잘하는데 더 한다고? 우리 같은 애들은 어떻게 살라고 그래.” “살지 마, 그럼.” 그러고는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문상준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너 때문에 게임할 기분 다 망쳤어.” “잘됐네, 뭐.” 용제하가 어깨를 들먹였다. 마침 한 판이 끝났고 문상준도 더는 게임하지 않기로 했다. “나도 공부할래.” 그렇게 셋은 함께 도서관으로 향했다. 용제하가 도서관 입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하고 안으로 들어가지 않자 문상준이 물었다. “왜 안 들어가?” 용제하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어디 앉을 거야?” “아무 데나.” “나 뭐 좀 사 가지고 올라갈게. 너희 먼저 들어가.” 문상준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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