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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도서관을 뛰쳐나온 뒤에야 추다희는 용제하를 불렀다. “용제하.” 용제하는 한 손으로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누구인지 바로 알아챘다.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어떻게 떼어내지? 좀 귀찮은데.’ 추다희는 그가 멈춘 걸 보고는 기뻐하며 뛰어갔다. “네가 대회 안 나가면 나도 안 나갈 거야.” 용제하는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유진서에게서 문자가 왔다. [제발 대회 나가줘. 다희 혼자서는 절대 안 돼.] 그는 한 손으로 타이핑하여 문자를 보냈다. [이제 해결됐네요. 다희도 안 나간대요.] [...] 용제하는 더는 답장하지 않았고 옆에 있던 추다희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 사실... 너 때문에 이번 대회에 나가려고 했던 거야.” 그는 마침내 시선을 휴대폰에서 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그것만 아는 게 아니라...” 추다희가 고개를 들자 그가 말을 이었다. “대회 명단 발표 전에 허이설을 까는 게시물 있잖아. 네가 다른 사람 시켜서 올린 거라는 것도 알아.” 한여름 햇살 아래 추다희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내가 한 거라는 걸 제하가 어떻게 아는 거지? 그럼 왜 그때는 아무 말도 안 한 건데?’ 가장 좋은 가능성은 용제하가 허이설과 추다희 사이에서 추다희를 감싸줬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가능성이 있었다. 그가 애초에 신경도 쓰지 않아서 추다희의 짓인 걸 알면서도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니 허이설을 위해 해명할 리도 더더욱 없고. 추다희는 순간 가슴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햇빛 아래 그는 더없이 잘생겼다. 늘씬하고 훤칠한 몸매에 빛이 감돌았고 머리카락도 반짝였다. 용제하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내가 널 감싸주려고 지금 이 얘기를 꺼낸 것 같아?” 추다희는 그를 멍하니 바라봤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널 감싸주는 게 아니라 따라오지 말라고 할 때는 따라오지 말라는 뜻이야. 알아들었어?” 그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따라오지 말라고 할 땐 따라오지 말라... 내가 지난번에 따라간 걸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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