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용제하는 휴대폰을 하루 종일 꺼놨다. 최희원의 전화는 물론 유진서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
유진서는 허이설을 사무실로 따로 불렀다.
“제하한테 문자해봤어? 네가 문자해도 답장이 없어?”
허이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없어요.”
“아니... 네가 보내도 소용이 없다고?”
유진서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허이설은 어이가 없었다.
“소용이 있을 리가요. 절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일단 저한테 말씀해 주세요.”
“너희 둘과 관련된 일이라서 그래.”
“근데 지금 용제하가 연락이 안 되잖아요...”
허이설은 눈살을 찌푸리고 손톱으로 옷자락을 긁었다.
“아니면 걔네 집에 가보세요.”
카페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갑자기 불려와서 짜증이 났다. 그것도 용제하와 관련된 일로.
‘걔가 연락이 안 된다고 계속 여기서 기다리는 건 말이 안 되지. 정말 대단한 양반이야. 어딜 가나 사람 기다리게 하고.’
유진서가 놀란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제하네 집이 어딘지 알아?”
“학교 근처에 있는 씨에라예요.”
허이설은 유진서의 책상에 있던 용지에 주소를 적어 그녀에게 건넸다.
[씨에라 3202호.]
“네가 제하네 집을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았는지는 신경 쓰지 마시고 직접 찾아가 보세요. 집에도 없으면 최근 비인로에 새로 오픈한 술집에 가보시고요.”
“너 제하에 대해 아주 잘 아는구나.”
유진서가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자 허이설이 억지로 웃어 보였다.
“저 먼저 갈까요, 아니면 여기서 기다릴까요?”
“네가 제하네 집에 좀 갔다 와.”
마흔을 넘긴 유진서가 턱을 괴고 허이설을 다정하게 쳐다봤다. 허이설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뭐라고요?”
“가서 제하 찾아오라고.”
“싫... 싫어요.”
“나 지금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그래. 제하 데려오면 회의 끝나고 바로 무슨 일인지 얘기할게.”
그러고는 급히 전화를 받고 일어나 고집스레 버티는 허이설을 쳐다봤다.
“진짜 회의 가야 해.”
허이설은 그를 보며 두 걸음 물러섰다.
“저 진짜 안 갈 거니까 기대하지 마세요.”
“어휴... 알았어. 내가 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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