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허이설은 결국 대회 예선에 참가하지 못했고 처음에 유진서가 점찍었던 정태준이 대신 나갔다.
모두가 정태준에게 대회 경험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심지어 유진서조차 이 대회에 아무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어차피 인원수 채우기용이었으니까.
유진서가 허이설과 용제하를 참가시키기 위해 그토록 애썼던 건 자기 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이 있길 바라서였다.
그리고 다른 선생님들과 회의할 때도 어깨를 당당히 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기대는 접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용제하가 대회 경험이 없는 정태준을 데리고 예선 1등을 차지했다.
기말고사 당일.
1번 시험장의 첫 줄 세 번째 자리가 비어 있었다.
시험 시작 전 마지막 10분이 지나갔다.
학생들은 허이설이 정말 시험을 보러 안 온다고 수군거리면서 자연스럽게 용제하를 쳐다봤다. 그들의 시선에는 떠보는 기색이 담겨 있었다.
허이설이 시험을 보러 오지 않는다면 전과를 못 하게 된다. 전과를 안 하면 다음 학기에 또 용제하를 쫓아다닐 수 있다는 거 아닌가?
사람들은 용제하의 얼굴에서 약간의 짜증이라도 읽어내려 했다. 그가 영향을 받는지 보고 싶었으나 아무렇지 않았다.
그의 맑고 준수한 얼굴은 여전히 담담했다. 선생님이 시험지를 나눠줄 때까지도 아무런 흔들림이 없었다.
“이 학생은 시험 보러 안 와?”
강단 위의 선생님이 내려오며 물었다.
“아는 사람 있으면 시험 보러 오라고 연락 좀 해줘.”
이 선생님은 비교적 관대한 편이었다. 인정 없는 선생님이라면 시간 되자마자 결시 처리했을 터.
시험장, 용제하의 뒤에 앉아 있던 정태준이 고개를 들었다.
“병원에 입원해서 아마 못 올 거예요.”
정태준이 말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평소 정태준과 허이설은 별 접점이 없었고 대화하는 모습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말을 마친 후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여 시험지에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
용제하는 문 쪽을 한 번 힐끗 보고는 입꼬리를 올렸다가 이내 고개를 숙였다.
선생님은 15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면서 바로 결시 처리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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