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이설아.”
명정화가 그녀를 보며 말했다.
“밥 먹어야지?”
그러고는 옆에 있는 최희원을 보며 말을 이었다.
“사모님, 이설이 건강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좀 더 쉬면 침대에서 내려와도 돼요.”
명정화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님을 배웅하려 했다.
허이설의 시선은 자꾸만 최희원의 다리로 향했다.
이번엔 똑똑히 봤다. 김경숙이 최희원을 부축해 병실을 나갔다. 그녀의 다리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고 게다가 말을 하지 못 했다.
허이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사람들이 떠난 뒤 허이설이 명정화를 보자 명정화가 허이설에게 물었다.
“너 나한테 숨기는 거 있지? 아까 사모님을 몇 번이나 쳐다보던데.”
허이설은 잠시 멈칫했다가 입을 열었다. 역시 엄마 눈은 못 속였다.
“그냥 좀 궁금했어요. 다리랑... 말하는 거요.”
“평소엔 휠체어를 타셔. 아파서 직접 걸을 때가 거의 없어. 그리고 말은 못 하셔. 독순술을 쓰거나 수화로 소통해.”
허이설은 화들짝 놀랐다.
그러다 갑자기 머릿속에 뭔가가 떠올랐다. 용제하가 멀리 서 있는데도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용제하도 독순술을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용제하가 어머니를 창피하게 여겼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었다.
어머니를 위해 독순술까지 배웠다면 아직 애정은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어 관계가 멀어졌는지는 허이설도 알 수 없었다.
“여보, 아까 말하는 거 들었어? 사모님이 자기 옆에 있는 아줌마한테 우리 딸 연애하는지 떠보라고 했잖아. 이건 이설이를 눈여겨봤다는 뜻인 게 틀림없어.”
허상도가 달랬다.
“당신 거절하지 않았어?”
명정화가 힐끗 쳐다봤다.
“내가 거절했다고 뭐가 달라져? 처음에 밥 먹자고 문자 왔을 때도 완곡히 거절했는데 계속 초대했잖아. 그래서 결국 영천이를 데려갔고. 내 뜻을 명확히 밝혔는데도 이설이를 보러 병원에 두 번이나 왔어. 포기 안 한 거지.”
지난번에 최희원이 허이설을 찾아왔을 때 부모님에게 말했지만 모두 뭐라 하지 않았다. 최희원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
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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